북아프리카·코카서스 3국을 순방 중인 정홍원 국무총리가 2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을 면담하려던 계획이 만남 직전에 무산됐습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모하메드 국왕이 내 준 전세기를 이용,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국왕이 있는 페즈 지역까지 200㎞를 날아갔으나 면담개최 직전 국왕 측으로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순방에 동행한 정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모하메드 국왕 측은 "국왕이 월요일부터 39.5도에 달하는 열과 기관지염을 동반한 심한 감기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면담 취소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하메드 국왕 측은 또 "전날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몸이 나아지면 (정 총리를) 볼 수 있지 않겠나 싶어서 면담을 추진했는데 아쉽게 생각한다"며 "굉장히 미안하고 마음의 큰 빚을 졌다. 빚을 꼭 갚겠다"는 말을 정 총리에게 전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면담이 이뤄지지 못해서 아쉽다"며 "국왕이 그렇게 아프다니까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모로코 국왕 측이 정 총리에 대한 사과의 뜻에서 국왕의 병환과 그에 따른 정 총리와의 면담 취소 사실을 국영 언론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정 총리와 모하메드 국왕의 면담은 애초 공식일정으로 잡히지 않았다가 정 총리가 순방의 첫 일정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하던 중 면담이 최종 결정됐습니다.
정 총리의 이번 모로코 공식 방문은 양국이 1962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우리 행정부 최고위급으로서는 최초로 이뤄진 것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