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대주자' 강명구,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


'대주자'로 명성을 날렸던 강명구(34)가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 한다.

전문 대주자로 활약하며 111개의 도루를 성공했던, 강명구의 질주를 더는 볼 수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보류선수 명단을 정리하며 강명구의 이름을 지웠다.

강명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공식 통보는 오늘 받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구단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자'는 말씀을 하셨다"며 "2∼3년 더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상황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누와 누 사이를 달리던 강명구는 이제 후배들의 전력질주를 돕는다.

그는 "오늘(25일) 처음 전력분석에 대해 배웠는데 정말 어렵다"며 웃었다.

강명구는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나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삼성의 확실한 조커였다.

주전 선수가 아닌 전문 대주자가 100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한 건 강명구뿐이다.

도루 성공률은 무려 82.2%였다.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도루 1, 2위를 기록한 전준호(550개) NC 다이노스 코치의 성공률은 71.7%, 이종범(510개) MBC 스포츠 해설위원의 성공률은 81.9%였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강명구는 도루에서만큼은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의 기량을 과시했다.

강명구는 "사실 나에게도 2005년과 2010년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때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발이 빠르니, 1군에는 꾸준히 있었지만 타석에서 중요할 때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발'과 '주루 능력'으로 2003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프로 생활을 했고, 대부분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유재신(27·넥센 히어로즈) 등 '제2의 강명구'를 꿈꾸는 선수도 생겼다.

강명구는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대주자 전문 선수로 머물지 마라. 주루 훈련은 충분히 하되, 타격과 수비 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다른 주전 선수들보다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주자라고 해도, 결국 타석에 설 기회가 오고 수비도 하게 된다. 안타를 치고, 호수비를 하면 더 쓸모있는 선수가 된다. 그렇게 주전선수로 자란다. 재신이 등 대주자 전문 선수들이 더 큰 꿈을 가졌으면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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