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신속대응으로 심장마비 환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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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도둑만 잡는 줄 알았는데…." 잠을 자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킨 50대 남성과, 골목길에서 이삿짐을 나르다 쓰러진 10대 여성을 신속하게 출동한 경찰관이 극적으로 구했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0시 26분 송파구 방이동의 다세대 주택 3층에서 "살려달라"는 여자 비명이 들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2㎞ 떨어진 지점에서 순찰 중이던 방이지구대 소속 이현우(45) 경위는 즉시 신고 지점으로 순찰차를 몰았습니다.

곧이어 이 주택 3층 주민 김모(54)씨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과 2분 만에 현장을 찾아낸 이 경위는 함께 출동한 신참 순경과 함께 즉시 김씨를 상대로 인공호흡을 실시했습니다.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것은 이 경위가 도착한 지 7분여가 지난 오전 0시 35분이었습니다.

김씨의 심폐기능은 10분 가량 정지된 상태였지만 119구급대원들이 제세동기(심장전기충격기)를 작동시키자 김씨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사흘 만에 의식을 되찾았고, 거의 한 달만인 이달 17일 완쾌 판정을 받고 퇴원했습니다.

김씨는 금식으로 인한 체력저하 외에 특별한 후유증을 겪지 않고 있습니다.

뇌에 산소공급이 4분 이상 중단되면 뇌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씨처럼 10분 이상 호흡이 멈춘 환자의 예후가 좋은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때문에 이 경위의 심폐소생술이 김씨의 운명을 바꿨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씨는 "소방관에게 물으니 저 같은 사람을 3천 명 가까이 구조했는데, 예후가 좋은 경우가 10명 남짓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면서 "이 경위 등이 제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 뇌 상태가 정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경찰이 저를 구한 사실도 몰랐다"면서 "경찰은 치안만 담당할 것으로 생각했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에 처한 시민을 돕는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거동이 가능해지는 대로 찾아가 꼭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23일) 오전에는 성북구 장월로의 한 골목길에서 이삿짐을 나르던 신모(18·여)씨가 갑작스럽게 쓰러졌습니다.

신씨는 동공이 풀리고 호흡이 정지됐으나, 다행히도 교통정리 요청을 받고 출동했던 종암경찰서 장위지구대 소속 박용일(48) 경위와 이연태(26) 순경이 즉석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박 경위 등은 번갈아가며 거의 10분간 흉부압박등 인공호흡을 벌였고, 신씨는 119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호흡을 회복해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쓰러진 곳은 주택가 골목이라 구급대원이 빨리 찾아오기 힘든 곳"이라면서 "김씨와 신씨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대형사고가 빈발하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응급조치 능력을 향상시켜온 덕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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