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쇼크' 팔아도 손해…백합 재배 농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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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엔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제주에서 심각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에 주로 수출돼 제주 수출 1위 품목이던 백합 농가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수출하면 할수록 손해가 늘어나, 종잣값도 남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귀포시의 한 백합 재배단지입니다.

일본 수출을 앞둔 백합들이지만, 제값을 받을지 걱정입니다.

일본 엔저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0엔당 1천300원에서 요즘 9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일본에서 상품가를 높게 쳐줘도, 일본에 수출하면 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수출 관련 수수료가 빠지고, 적어도 한 달 후 원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엔저가 심해질수록 환차손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미 백합 종잣값도 남지 않을 정도고, 경영비라도 제대로 건질지 걱정입니다.

[윤남석/백합 재배 농가 : 연간 수출하는 것이 거의 억대가 넘는데 예를 들어서 1억이라면 약 1억 5천의 수확을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지금 안 되고 있기 때문에. 1억의 수입이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지금 1억 2천 정도. 그 정도밖에 지금 안되기 때문에 인건비밖에 안 되는 거죠. 따지고 보면.]

이렇게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연말까지 수출 화훼농가들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수출이나 내수를 겨냥한 이모작이 시작됐지만, 어느 정도 물량을 재배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내수시장에는 중국산 백합까지 들어오고 있어, 제주산 백합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용필/회장, 한국백합생산자연합회 제주자치도지부 : 내수시장으로 물량이 풀리다 보니까 우리나라 꽃 시장이 이제 포화상태로 이어지잖아요. 그럼 꽃값도 당연히 우리나라 시장에서 떨어지고. 이런 현상이 생기다 보니까 농민들은 이중고를 당한다고 봐야죠.]

대부분 백합 농가들이 출하시기를 꼼꼼히 살피고, 시장 수요를 분석해가며 버티기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산 광어와 참소라 수출이 엔저 쇼크로 타격을 받은 데 이어, 대일 수출 1위 품목인 백합마저도 엔저로 휘청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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