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대장암 예방에 비타민D 필수, 햇볕을 자주 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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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항상 소녀 같았던 배우 김자옥 씨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8년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던 김자옥 씨는 최근 암세포가 폐로 전이가 되서 결국 폐암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김자옥 씨 소식으로, 암의 전이, 또 대장암에 대해서 관심들이 많습니다. 대장암 발병률, 북미와 유럽을 누르고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이번 주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 대장암은 어떤 암이고, 어떤 경우에 암이 전이가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혜걸 의학박사님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박사님?

▶ 홍혜걸 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고 김자옥 씨 경우를 보면, ‘대장암 수술을 받은 후 3년 뒤에, 암세포가 폐와 근처 림프에 전이가 많이 됐다.’, 이렇게 보도가 되었는데요. 대장암 수술을 해서 완치가 됐는데 왜 몇 년 뒤에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가 된 걸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러게요, 완치라는 말을 사실 쉽게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단은 김자옥 씨의 경우에는 조기발견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추후 취재를 해보면, 2기 내지는 3기 정도로 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 발견이 됐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분이 57세에 대장 내시경을 받으셨거든요. 조금 늦었던 거죠. 왜냐하면 국가 암 검진 지침에도, 만으로 50을 넘어가면 빨리 받자, 라고 되어 있는데 시기가 조금 늦었다, 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 다음에, 수술로 잘 떼어냈다고는 하지만 완치 판정을 받으려면, 제가 보기에는 그래도 최소한 5년~10년 정도는 경과를 봐야만 알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암이라는 게 수술로 다 잘 제거를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 이게 똑같은 장기에 똑같은 크기나 모양으로 생기는 암이라고 하더라도, 암 세포 자체가 갖고 있는 독성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암은 좀 얌전하고 또 온순하고 증식 속도도 느리고 말이죠. 생존율도 좋은 반면, 어떤 암은 빨리 막 증식하고, 옆으로 전이가 되고 굉장히 공격적인 암세포들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예컨대 조기 위암도 보면, 수술해도 95%가 완치가 되고요, 5%는 5년 이내에 돌아가신다는 이야기에요. 그 5%에 해당되는 분들은 본인이 갖고 있던 그 암세포의 유전적인 독성이 굉장히 강한 암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개인별로도 차이가 많이 나는 군요. 그런데 대장암이라는 게 혹시 재발이나 전이가 잘 되는 암이기도 한가요?

▶ 홍혜걸 의학박사:

대장암이 특별히 그런 건 아닙니다. 다른 암에 비해서.

그런데 저의 추정은, 김자옥 씨 경우는, 2기나 3기 정도로 조금 늦게 발견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수술이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폐로 전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마 이 분이 갖고 있던 대장암세포의 특성이 다른 대장암 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그런 유전적인 요인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닌가, 그렇게 추정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볼 수 있군요. 그런데 박사님, 지금 대장암 발병률이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고요, 이게 맞는 이야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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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캡쳐_500

▶ 홍혜걸 의학박사:

그러게요.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4등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불과 몇 년 만에, 통계를 보니까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네요, 믿을만한 기관이잖아요. 여기에서 전 세계 대장암 발생 비율을 얼마 전에 발표했는데, 우리나라가 남녀 합쳐서 전 세계 1등이라고 되어 있네요.

인구 10만 명 당 45명, 그래서 전 세계 1등. 이게 부끄러운 1등이 하나 더 추가 됐어요, 이렇게 빨리 증가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이유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이게, 급속한 식생활의 서구화, 고지방, 기름진 고기를 많이 먹는 걸 하나로 해석을 하고요.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분석 중 하나가, 비타민 D와의 관련성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장암은 특히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많이 발생하는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타민 D 섭취량이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낮은 축에 들어갑니다. 비타민 D가 알다시피 햇볕하고 굉장히 관련이 있잖아요. 그래서 햇볕에 피부를 노출하지 않는 그런 환경, 특히 우리나라는 자외선 차단제를 굉장히 많이 바르고, 실제로 혈액검사를 해보면 비타민 D농도가 굉장히 낮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비타민 D가 몸 안에서 면역을 높이고, 또 암 발생을 좀 억제하는 그런 기능이 알려져 있잖아요. 그래서 비타민 D 부족한 게 한국인들의 대장암 발생과 깊이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추정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야외활동을 좀 많이 해야 될 것 같고요.

▶ 홍혜걸 의학박사:

운동을 많이 하고 햇볕에 노출을 해서, 피부 안에서 비타민 D를 많이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게 뭐 섭취는 되는 건가요?

▶ 홍혜걸 의학박사:

이게 말이죠, 동물의 내장 안에 많이 들어 있거든요, 비타민 D가. 연상이 되시죠? 옛날 원시인들은 사실은 비타민 D가 부족할 이유가 없어요. 왜냐하면 뭐 맨살에 햇볕을 노출하고 뛰어다니고, 그리고 짐승을 잡아서, 사냥을 해서 먹었잖아요. 동물의 내장을 많이 먹어서 비타민 D도 충분히 들어오고 햇볕, 피부로 (비타민D도)만들고, 부족할 이유가 없는데, 현대에 들어오면서 과도한 다이어트, 또는 햇볕에 노출하지 않는 환경,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지금은 굉장히 많이 부족하죠.

모든 비타민 가운데 몸에서 만드는 비타민이 유일한 게 비타민 D이거든요, A,B,C는 못 만들잖아요, 음식으로 먹어야 되는데.

그건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비타민 D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 또는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될 때 다른 비타민은 몰라도 비타민 D만큼은 워낙 생존에 중요하니까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겠다, 햇볕으로 말이죠. 인간 유전자에 심어진 거다, 이런 해석이 있죠.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라도 햇볕에 자주 노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대장암이 유전성이 있는 암이기도 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것도 맞습니까?

▶ 홍혜걸 의학박사:

맞습니다, 전체 대장암은 아니고요. 대장암의 일부이기는 합니다만 확실히 유전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20~30대에도 대장암이 발생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지금 한국이 대장암 발병률 세계 1등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가 암 검진 지침은, ‘50세 이후부터 5년에 한 번 받아라.’, 내시경을 말이죠, 그렇게 되어 있는데요. 이거를 조금 연령대를 앞당길 필요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너무 늦군요, 50대면.

▶ 홍혜걸 의학박사:

그렇습니다. 특히 집안에 부모나 형제 가운데 비교적 이른 연령대에 대장암을 앓았던 분이 있다면, 나도 그런 유전적 요인이 있으니까, 그런 분들은 한 40세만 되어도 받으셔야 겠죠, 좀 일찍 서두를 필요가 있다, 라는 말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일찍 서둘러서 정기검잔 꼭꼭하시고요. 역시 뭐 모든 암이 그렇겠지만 조기 진단이 중요하겠죠.

▶ 홍혜걸 의학박사:

그렇습니다. 대장암은 그런데 내시경이 아무래도 항문으로 들어가니까 특히 여성들은 부끄러워하고 잘 안 받으시려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대장암은 다른 암하고 달리 일찍 발견하면, 1기에서 폴립(polyp)상태로 발견하면, 아시다시피 그렇게 큰 수술 없이 내시경만으로도 떼어내는 게 가능해요.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 워낙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내시경 받지 않은 분은 꼭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또 무엇보다 운동 중요한 것, 이건 뭐 당연한 이야기일 거고요. 오늘 금요일이라서 퇴근 후에 기름진 고기, 또 술 드실 분들 많을 것 같은데 몸 생각하시면서 적당히 드시고 주말에 운동도 좀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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