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종적 감춘 북한 유학생들 '행방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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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유학생이 북한 당국에 강제송환되는 과정에서 탈출한 사건이 있은 이후 나머지 북한 유학생들이 동시에 자취를 감춰 이들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강제송환과정에서 탈출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한 모 씨 등 북한 유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은 지난 14일 이후 북한 유학생들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한 씨와 같은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 A씨는 19일(현지시간) "지난 14일 이후 북한 유학생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북한 학생을 잘 알고 있다는 A씨는 "프랑스 경찰이 한 씨를 찾고자 지난주 금요일(14일) 학교에 왔을 때 북한 유학생 2∼3명과 만났으나 그 후로는 못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한 씨에 대해 "평소 그리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별다른 낌새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 다니는 북한 학생들 역시 최근 종적을 감췄습니다.

이 학교 한국 재학생 B와 C씨는 "북한 유학생들을 식당 등에서 자주 마주쳤는데 이번 주에는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이런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지난 2011년 프랑스 정부의 초청으로 유학 온 북한 유학생 10명은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 라빌레트와 벨빌 건축학교에서 5명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 씨도 이들 중 한 명입니다.

북한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시점은 프랑스 경찰이 잠적한 한 씨의 소재를 확인하고자 학교로 찾아온 날과 일치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 공관에서 한 씨의 탈출 이후 유학생 단속 차원에서 이들을 집결시켜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한 씨의 탈출로 북한이 다른 9명의 유학생을 소환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유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자신들이 사는 곳 등 사생활에 대해서는 절대 입을 열지 않았으나 프랑스 학생들과는 적극적으로 잘 어울린 것으로 보입니다.

B씨는 "북한 학생들이 불어도 잘하고 프랑스 학생들과 밥도 함께 먹고 잘 어울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 한 씨는 자신을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에 파리 공항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탈출, 모처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씨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과 친지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알고, 송환되면 자신도 함께 처형될 위험을 느끼고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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