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터 "FIFA는 숨길 게 하나도 없다"

개최지 선정 과정 비리 혐의자 고발 후 입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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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비리를 숨긴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블래터 회장은 19일(한국시간) FI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숨길 게 있다면 왜 검찰에 고발까지 하고 나섰겠느냐"고 말했다.

FIFA는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을 조사할 때 불법 정황이 드러난 이들을 이날 스위스 검찰에 고발했다.

블래터 회장은 "FIFA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남은 일은 독립된 외부 국가기관이 할 것이고 이는 FIFA가 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발된 비리 혐의자의 신원과 범죄 정황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FIFA 윤리위원회는 비리 의혹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으나 축소·왜곡 논란을 일으켰다.

마이클 가르시아 윤리위 수석 조사관이 2년 동안이 조사 결과를 담은 420쪽 보고서가 42쪽으로 압축된 채 공개됐기 때문이다.

FIFA가 이날 갑작스럽게 비리 혐의자들을 고발하고 외부에 대대적으로 알린 까닭은 안팎의 거센 비판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리 정황을 문제로 삼지 않고 조사의 종료를 선언했다가 회원국, 국제연맹, 팬들로부터 지탄을 받자 희생양을 내세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블래터 회장은 "한스 요아힘 에케르트 윤리위 심판관실 실장이 고발을 건의했기 때문에 내가 책임자로서 이를 수용했을 뿐"이라고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윤리위가 FIFA 내부의 기관이지만 일부 독립권을 지니고 활동하는 만큼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말이다.

블래터 회장은 가르시아 조사관의 420쪽짜리 보고서 원본을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그 보고서를 공개하면 FIFA 자체 규정뿐만 아니라 (스위스) 법률까지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규정과 법령을 어떻게 위반하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FIFA 본부는 법치국가 안에 있어 국법을 지켜야 한다"고만 말했다.

FIFA 본부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블래터 회장은 조사의 공식 종료를 선언한 뒤에 뜸을 들이다가 고발한 까닭을 묻는 말에 조사가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최지 선정 과정에 대한 조사는 합법적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개별 인물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는 별건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케르트 윤리위 심판관실 실장은 갑작스럽게 비리 혐의자들을 고발한 것은 FIFA 본부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될 수 있으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에 고발해달라고 FIFA 본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에케르트 실장은 개최지 선정은 위법성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포착된 개인의 비리 정황은 수사기관을 통해서라도 더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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