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두 손으로 잔돈 주다가 허리디스크…톨게이트 황당 근무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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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톨게이트 지날 때 걸리는 시간은 불과 6~7초이지만, 그 사이에 요금징수원들은 무려 20여개 항목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황당한 내용이 많았는데요. 구체적인 실태, 알아보겠습니다. 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 노조, 김옥주 지부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부장님?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부장님도 현재 톨게이트에서 요즘 징수 업무를 하고 있는 거죠?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8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8년 이상 되셨다고요. 그러면 근무평가라는 건 언제부터 했어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근무평가는 톨게이트가 개통하고 나서부터 계속 시작됐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처음 근무 하실 때부터 계속 근무평가는 받고 계셨군요. 근무평가 때문에 스트레스가 아주 크다고 하던데요. 도대체 어떻게 이루어지기에 그렇습니까?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저희 근무평가라는 것은 모니터링이라고 해서 내부에 실습 강사가 두 명이 상주해있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어느 때 와서 저희를 체크를 하고 가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체크를 하고 지나다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언제 체크하는지도 모르고, 부지불식간에 수시로 와서 체크를 한다는 건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12개월 이면, 11개월을 저희가 그렇게 체크 당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거의 매달 1번씩.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리고 좀 심하게 가면, 몰카를 해서 저희를 찍고 다녔죠.

▷ 한수진/사회자:

카메라로 촬영도 하고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교육 자료나 자기네 평가로 활용을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영상 촬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미리 했습니까?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아니 전혀, 저희는 지금까지 영상을 촬영했다, 뭐 하겠다, 라는 그런 이야기 같은 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 알게 되신 거구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평가 항목도 보면 상당히 많더라고요, 모두 22개나 된다면서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항목들인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거의 말도 안 되는, 고객이 들어오기 전에 고개를 내밀어서 그 사람과 눈을 마주쳐야 되고, 눈을 마주치면서 그 사람과 인사를 해야 되고, 큰 목소리, 그러니까 뭐 흔히 말하는 ‘솔’톤 이상으로 목소리를 내야하고.

▷ 한수진/사회자:

도레미파솔의 ‘솔’ 이상으로 해야 된다?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거의 2천대 이상을 받는데, 그 많은 차량에다 솔톤 이상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지 못하면 또 체크가 되는 거고?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렇죠. 점수가 삭감이 되는 거고, 양손 교부를 해야 되는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양손 교부요, 그건 또 뭔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두 손으로, 두 손으로 정중하게 드려야 되고. 금액을 받았으면 “얼마 받았습니다, 고객님”, “얼마 드립니다, 고객님”, “안녕히 가십시오, 고객님”이라는 그런 명칭을 써서 차 뒤꽁무니까지 쳐다봐 줘야, 그게 그쪽에서 원하는, 사측에서 원하는 CS평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떠나는 차의 뒤까지도 계속 지켜봐줘야 된다, 하는 거고. 그런데 두 손으로 잔돈이나 영수증을 줘야 된다는 건, 이거 뭐 제가 얼핏 떠올려 봐도 두 손으로 하시기는 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요금소 박스가 딱 정사각형에 있는 박스라서, 저희가 두 손으로 고객들에게 돈을 주고받을 정도로 하게 되면 저희 몸이 완전히 틀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허리디스크나 어깨, 그리고 또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솔’톤 이상으로 저희가 해야 된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럼 성대결절 같은 엄청난 그런 질환들이, 근무자들이 거의 열 이면 거의 7~8명이 거의 그런 질환으로 병원에 한 번씩엔 다 갔다 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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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톨게이트

▷ 한수진/사회자:

건강까지도 해치게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저는 이런 점도 조금 이해가 안 되는 항목인 것 같아요. 용모 복장에 관한 항목인데, 립스틱은 무조건 빨간색이어야 된다?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튀어야 되고, 보여주어야 되는 거기 때문에, 립스틱은 빨간색으로 규정이 되어 있고. 얼굴은 “메이크업은 화사하게”는 명칭이 있는데, 그 화사함이란 과연 어떤 기준을 두고 화사함을 이야기하는지도 저희는 모르겠고. 사람마다 피부색이 다 다르고, 사람마다 잡티도 있는 부분인데 잡티까지 마저도 커버가 됐는지, 안 됐는지를 체크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얼굴에 잡티가 보여서도 안 된다, 이런 규정도 있는 거예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머리를 쪽머리를 해야 되는데, 그 머리 하나, 한 올이라도 내려오면 그것도 감점 대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금 옅은 분홍색이나 짙은 갈색 같은 립스틱 바르면 감점이 되는 건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쪽에서 원하는 색깔은 빨간 립스틱이기 때문에요, 네.

▷ 한수진/사회자:

대체 이게 업무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저희는 절대 이해할 수도 없고요.

▷ 한수진/사회자:

왜 이런 규정까지 뒀느냐, 설명을 들으신 적은 없습니까?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건 이제 고객들에 의한 서비스 만족, 그 쪽에서 원하는 이야기는 그거였고요. 저희가 항상 물어봤죠. 왜 이렇게까지 우리가 과도하게 CS를 해야만 하냐. 차가 한 대 지나가는 데 6~7초 걸리는 시간 안에, 그 사람들이 과연 우리를 다 봐줄 수 있냐. 그리고 그 사람들이 원하는 건 차량 대수를 빨리 빼주는 게, 그 사람들이 제일 원하는 거지.

▷ 한수진/사회자:

정확히 요금 계산하고 말이죠.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렇죠. 이렇게 과도한 CS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절대 알아주지 않는다, 하물며 어떤 고객들은, 차를 늦게 뺀다고 짜증까지 내고 갑니다.

▷ 한수진/사회자:

친절하게 응대를 하다보니까 “오히려 시간을 왜 이렇게 오래 끄느냐” 그러면서 항의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요? 인사 같은 거 필요 없다?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돈이나 빨리 받고 저기 해라, 라고 이야기 하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그럴 때 속상하시겠어요. 하라고 해서 힘들게 하는 데, 오히려 또 고객들로부터는 항의를 받고 말이죠.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과연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지 이걸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회의감을 느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평가에서 점수가 잘 안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집에서 먼 거리로 발령을 내버리고요.

▷ 한수진/사회자:

업무장을 멀리 발령내버린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멀리 발령을 내버리고. 요금소 일을 시키지 않고 앞에서 세워서, 고객들한테 8시간 동안 서서 인사를 하게끔 만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8시간 동안 인사까지 하게 만든다고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저희 업무는 요금소에 들어가서 징수를 하는 돈을 받는 일인데 그것을 안 시키고 다른 일을 시키고, 하물며 화장실 청소를 시키고, 화장실 환풍기를 뜯어서 청소하게끔 시키고.

▷ 한수진/사회자:

벌칙을 준다는 말씀이시죠?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파트타임으로 강등되는 일도 있다면서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기본 직원이 점수가 안 좋으면 파트타임으로 강등을 시켜서 월급이 한 30~40만원 정도 차이 나게끔 그런 벌칙을 주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죄송한데, 지금 임금 수준을 좀 여쭤 봐도 될까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저희는 지금 최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저임금 수준인데, 거기서도 또 월급이 3~40만원이 깎인다는 거예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참 여러 가지로 마음고생들이 많으시겠어요. 어쨌든 이런 관리 항목 평가에 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일부 요금소 문제인가요. 아니면 전국 톨게이트 요금징수원들 대부분 겪고 있는 일로 봐야 될까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아마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의 요금소들이 이런 고통은 조금씩은 다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은 이 강도가, CS라는 이 자체 강도가 얼마나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저희가 여기 서울 고속도로가 개통 이래 지금까지 CS평가에 대해서 1위를 놓쳐본 적이 없습니다. 그 정도로 그 사람들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만큼 CS강도를 높이고 그만큼 우리한테 하게끔 강요를 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회사에서 왜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근무평가를 한다고 보세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제가 알기로는 지금 저희 구간이 제일 비싼 요금구간입니다. 지금 양주 쪽으로 가다보면 3천 원에, 일반 승용차는 3천 원이고 구리방향 불암선을 가다보면 1800원 정도가 듭니다. 다른 영업소에 비해서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그 요금 비싼 걸 CS로 커버를 하기 위해서,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서,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관련해서 사측과는 대화를 하고 계시는 건가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사측과 대화는 하지 못했으며, 쟁점이 되는 부분은 평가 임금, 고용 안정 문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원청인 서울고속도로가 책임이 있는 답변을 내주어야 한다, 라고 저희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여기 또 원청 업체가 있는 거군요?

▶ 김옥주 지부장(서울고속도로 톨게이트지부):

네, 저희는 근무 평가는 원칙적으로 평가 없이도 된다, 라는 입장입니다. 평가 대신 교육으로 대체를 하면 되는 거고, 적어도 평가 기준을 정한다면 노조랑 이야기해서 현실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측에서 반론 인터뷰 요청해오시면 저희가 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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