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LPGA 최고 인기女 전인지 "팬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

팬클럽 회원 2,300명…"팬이 선물한 귀걸이 달고 우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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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남성 팬들을 몰고다니는 선수를 꼽으라면 전인지가 1번으로 꼽힙니다.

귀티나고 곱상한 외모에 출중한 실력,그리고 위기나 실수 상황에서도 언제나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차분한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팬 클럽 회원만 2,300명에 이릅니다. 전인지의 팬 클럽은 지난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전인지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처음 결성돼 회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령대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합니다. 전인지가 출전하는 대회장마다 평일엔 수십 명, 주말엔 100여 명이 늘 전인지를 따라다닙니다. 수도권에서 경기가 열리는 주말엔 100명이 넘는 팬들이 전인지를 현장에서 응원합니다.

지난 16일 시즌 최종전인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린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는 허윤경과 전인지의 우승 경쟁을 보기 위해 만 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습니다. 전인지는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그림같은 샷이글로 시즌 3승을 대역전승으로 장식하며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전인지의 팬들 중에는 출전한 모든 경기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현장에서 응원한 열혈 팬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지방 대회일 경우 며칠씩 숙박하며 원정 응원을 펼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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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_400

"이젠 자주 오시는 분들 얼굴은 다 알아요. 경기가 잘 안풀리고 힘들 때마다 이렇게 고마운 팬들이 보내주시는 성원이 정말 큰 힘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팬들로부터 받는 선물도 다양합니다. "먹고 힘내라고 빵 주시는 분들도 있구요,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헤드셋,목도리,장갑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다 소중하게 잘 쓰고 있어요. 지난 9월 KDB대우증권 클래식 대회에는 한 팬이 선물해 주신 귀걸이를 차고 나가서 우승까지 했어요. 얼마 전 빼빼로 데이에는 30대 총각 아저씨들이 빼빼로 과자와 도너츠 등을 섞어서 라면 상자 크기에 몇박스나 주셨는데 혼자 먹기엔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골프 연습장에서 직원,연습생들과 함께 나눠 먹었어요."

전인지는 지난달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는 '팬 캐디'를 동반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팬 클럽 회원중에 추첨으로 선정된 3명이 사흘동안 하루씩 번갈아 백을 메고 캐디 역할을 한 건데요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합니다.

전인지는 장타자도 아니고 플레이가 아주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51.96야드로 투어 38위, 페어웨이 적중율은 77.27%로 64위,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율은 76.88%로 7위입니다. 기술적인 기록만으로 보면 톱 클래스가 아니지만 올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 2위, 시즌 상금 4위에 오를만큼 기회에 강하고 배짱이 두둑한 선수입니다. 2미터 안팎의 퍼팅은 좀처럼 놓치지 않습니다.

전인지의 퍼팅 루틴은 단순합니다.

"저는 공에 인쇄된 줄을 퍼팅 라인에 맞춰 놓치 않아요. 홀까지 발자국도 세지 않죠. 그저 몸이 반응하는대로,감각적으로 치는 거죠. 퍼팅 어드레스를 취하기 전에 공 뒤에서 공이 들어갈 입구부터 찾아요. 그리고 공이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어드레스 한 다음 망설임 없이 바로 스트로크를 하는 편이에요." 

그녀에게 '롤모델'이 누구냐고 묻자 바로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저에겐 따로 롤모델이 없어요. 초보 골퍼에게도 배울 점이 있고 연습장에서 연습하시는 분들의 스윙에서도 제가 느끼는 게 있는거에요. 주변에 골프 치시는 모든 분들의 장점을 모두 받아들여서 저만의 스윙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면 더 좋겠죠." 

미국 LPGA 진출은 대학 졸업 후로 미뤘습니다.

그녀는 지금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과 2학년입니다.

"학업 병행하는게 힘들지 않느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는 오히려 학교 생활이 재미있어요. 친구들,언니들 만나서 수다 떨면 스트레스도 풀리구요. 수업은 주로 월요일,화요일에 듣는데 어쩔 수 없이 결석할 때는 대체 과제를 제출해서 학점 따는데 큰 문제는 없어요. A학점 받은 과목도 있는걸요. 집이 분당인데 안암동 학교까지 지하철 타면 1시간 15분 정도 걸려요. 가끔 아버지께서 차로 데려다 주실 때도 있구요." 

투어 데뷔 2년차에 통산 4승을 올린 그녀에게 내년 목표를 물었습니다.

"제 목표는 아직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제 마음 속에만 있는데요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때 가서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당장 눈 앞의 목표는 다음달 한일 여자골프대항전에서 우승하는 거에요. 이번에 처음 대표로 선발됐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잖아요. 게다가 상대가 일본이다보니 더 이기고 싶은 승부욕이 생기는 거에요. 한국 대표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습니다." 

스무살 대학생의 말투에 아직 초등학생 같은 어린 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묵직한 영혼이 실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년엔 전인지 프로를 따라다니는 삼촌 팬들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참고: 전인지의 클럽 구성

드라이버 9.5도, 3번 페어웨이 우드, 유틸리티 2개(19도, 22도)

아이언 6개(5번~피칭) , 맞춤 웨지 3개(50도, 54도, 58도).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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