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별그대' 내년 1월 파일럿 제작여부 확정"

세이미킴 美ABC 전무이사·세바스찬 리 엔터미디어 대표 인터뷰
"할리우드는 콘텐츠 가리지않고 발굴…한국 드라마 중독성 있어"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한국 드라마의 매력이요?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죠. 짜임 있는 이야기와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들도 강점입니다." 미국 유수 미디어그룹인 ABC 엔터테인먼트그룹의 세이미 킴 전무이사는 18일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높이 샀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콘텐츠콘퍼런스 2014'(DICON 2014) 참석차 방한한 그를 인터뷰했다.

세바스찬 리 엔터미디어 대표도 동석했다.

둘은 모두 미국판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세계화 덕분에 해외 콘텐츠에 접근하기 쉬워졌잖아요? (미국의 드라마 전문 스트리밍 사이트인) 드라마피버 등을 통해서 한국계 미국인뿐 아니라 라틴계 미국인들도 한국 콘텐츠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덩달아 호평도 이어지고 있어요." 세이미 킴 전무이사는 "할리우드는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발굴한다"면서 "요즘 한국에서 좋은 콘텐츠들이 많이 생산되면서 할리우드와 교류도 활발해진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를 휩쓸다시피한 한류라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방송 콘텐츠 시장이랄 수 있는 미국 진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류가 할리우드를 파고드는 움직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그 흐름에서 눈에 띄는 플랫폼이 바로 NBC, CBS와 함께 미국 3대 지상파방송사 중 하나인 ABC 방송국이다.

케이블 채널 tvN '나인'과 SBS TV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모두 ABC를 통해 리메이크가 추진되고 있다.

세이미 킴 전무이사는 "ABC는 한국에서 화제가 되는 주류 드라마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캐릭터나 로맨스가 화제가 되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내 경쟁이 정말 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미국 지상파로 가는 관문을 뚫는 데 성공한 한국 드라마라도 갈 길이 멀다는 점도 분명히 보여줬다.

"ABC에 한해 모여드는 작품이 대충 1천개 정도 돼요. 코미디 부문 500개, 드라마 부문 500개 정도요. 그중 픽업되는 것이 100~120개 정도에요. 픽업된 것 중 파일럿 촬영되는 것은 20여편, 그 중에서도 정작 방송되는 것은 9~10편에 불과하죠." tvN '나인'은 미국 진출의 테이프를 가장 먼저 끊었지만 진행 속도가 더디다.

세바스찬 리 엔터미디어 대표는 "미국판 '별그대'도 현재 '픽업' 단계이며 내년 1월이 돼야 파일럿 제작 여부가 확정된다"고 밝혔다.

엔터미디어는 메이저인 소니픽쳐스 텔레비전이 총괄 제작하는 '별그대' 미국판 리메이크작의 프로듀싱을 담당한다.

'별그대'가 파일럿으로 제작된다고 해도 정규 편성과 시즌제 방영의 벽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세바스찬 리 대표는 "다만 '별그대'는 파일럿 제작이 불발될 경우 방송사가 소니픽쳐스에 패널티를 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에 '나인'보다 우선권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입한 콘텐츠를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수정하는 부분이 많고 적음에 따라 리메이크작마다 진행 속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드라마가 시즌제가 정착된 미국 드라마 환경에 잘 맞지 않는 점도 한국 드라마 수출의 걸림돌이다.

세이미 킴 전무이사는 "한국 드라마는 한번 방영한 뒤 끝나지만 미국은 시즌별로 계속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가끔 마음에 드는 한국 드라마를 발견해도 어떻게 시즌으로 연결할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세이미 킴은 할리우드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성공적인 콘텐츠의 조건에 대해 "시장성을 바탕으로 하되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는 내용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