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훔친 30대 여성이 경찰의 정지 명령에 응하지 않고 고속도로에서 116㎞를 도주하다가 순찰차를 부순 끝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11시 30분 경남 밀양에서 50대 초반의 택시기사 A씨는 30대 여성 승객을 태웠습니다.
부산으로 가자던 이 승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로 가자고 했습니다.
대구에 거의 다 이르렀을 때에 다시 경북 구미로 가자고 했습니다.
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택시기사는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러던 중 승객이 다시 대전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택시가 김천과 충북 영동 경계인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에 이르렀을 때 승객은 다시 말을 바꿔 구미로 가자고 했습니다.
이미 어제(16일) 오전 3시가 넘어선 시간이었습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A씨는 서울방향 추풍령휴게소에 있는 나들목으로 나간 뒤 다시 진입해 부산방향 추풍령휴게소에 차를 잠시 세웠습니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A씨가 화장실에 다녀온 이후 차를 세워둔 자리에 왔을 때 시동을 켜뒀던 차는 없었습니다.
승객이 몰고 간 것이었습니다.
오전 3시 25분 A씨의 신고를 받은 고속도로 순찰대는 4대의 순찰차를 동원해 택시를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거듭된 정지 명령에도 차를 세우지 않아 116㎞를 뒤따라가 경부고속도로 부산기점 97㎞인 영천에서 택시를 에워싸고서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가 오전 4시 20분이었습니다.
여성 승객은 순찰차가 둘러싸자 차량을 급출발해 순찰차 1대를 부수는 등 끝까지 심하게 저항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승객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 S(35·여)씨로 밝혀졌습니다.
S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사가 나를 해치려 했다"라거나 "순찰차량이 나를 경호하는 줄 알았다"며 횡설수설했습니다.
경찰은 S씨를 절도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