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강퉁·면세로 '러브콜'…자금 이동하나


'후강퉁'이 오늘(17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증시에서 이탈해 중국 본토로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외국인투자자의 양도소득세에 대해 면제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 중국행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단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을 거쳐 직접 중국 본토 A주 종목을 사들일 수 있는 후강퉁이 오늘 전면 시행됩니다.

그동안 외국인 개인 투자자는 중국 상하이증시에서 외국인 전용주식인 B주에만 투자할 수 있었으나 오늘부터는 홍콩을 통해 A주 종목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세제 혜택이라는 당근을 주면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인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후강퉁 외국인 투자자에게 오는 2017년 11월 16일까지 3년간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주식 양도차익의 10%를 자본이득세로 받아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기존 투자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에 해당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다만, 배당소득세는 10%로 일괄 적용됩니다.

지금까지 중국 개인투자자의 배당소득세율은 1개월 미만 보유시 20%, 1∼12개월 보유시 10%, 12개월 이상 보유시 5%로 차등 적용됐습니다.

그동안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는 중국 정부가 정책 결정을 미루자 내부적으로 투자에 대한 충당금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후강퉁과 함께 양도세 면제 결정을 내리자 기관투자가로서도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해오던 세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 투자 부담이 한층 걷혔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김성준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 차장은 "중국 정부가 세금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해외 기관투자가 중 상당수가 중국 본토 투자를 꺼렸다"며 "이번에 후강퉁뿐 아니라 QFII와 RQFII에 대해서도 양도세 면제 결정이 내려져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습니다.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는 환전을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해외의 기관투자가를 말합니다.

국내 기관 중에선 삼성자산운용의 투자액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누적으로 5억5천만 달러로 가장 많습니다.

이외 한국은행과 KIC,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 KB투자산운용, 한국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이 QFII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는 역외 위안화 자금의 해외 기관투자가로,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 한국운용, 신한BNP운용 등 주요 국내 기관투자가도 중국에 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면세 유인책으로 해외 자금의 중국 증시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본토 증시 활성화와 자본시장 개방에 대해 강한 의지가 있어 초기 시장 유입자금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의 본토 증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됐다"며 "한시적으로 면세 혜택을 주는 등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차장도 "기존에 투자하지 않던 투자자들도 중국 본토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초기에 중국과 홍콩 대만 등에서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나 이 여파로 국내 증시 투자자금의 일부가 빠져나가 중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LIG투자증권은 "상하이 A 증시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한국보다 낮은 상태"라며 "후강퉁 시행 후 1∼2주 동안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셰궈중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수석연구원은 "후강퉁 시행으로 홍콩 입장에선 단기 영향이 크고, 중국 본토 시장은 개방을 지속해야 장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은 후강퉁 첫 시행과 맞물려 투자자금의 이탈 여부 등 시장 우려를 고려해 당분간 증권사 영업과 시장의 매매 흐름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후강퉁 효과로 중국으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당분간 시장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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