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원유거래 정상…통계 고의누락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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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통계 수치상으로는 올해 들어 이례적으로 중국이 장기간 북한에 원유를 전혀 수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오늘(14일) "중국 통계에는 원유 수출이 전혀 안 잡혔지만 실제로는 수출 방식이든 원조 방식이든 원유를 정상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이 민감한 원유 수출 통계 수치가 외부의 주목을 받는 것을 꺼려 고의로 누락시키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보 당국 관계자도 "중국의 원유 공급이 없으면 북한의 산업 시설 운영이 대거 중단되고 차량 운행도 줄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가 없다"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한다는 것을 외부에 보여주려는 것이거나 민감성 때문에 해당 수치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중국에서 도입한 원유를 정제하는 기간산업 시설인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화학공장을 가동 중인 정황도 위성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고 합니다.

북한 내 휘발유 소비 가격이 1㎏당 9위안(약 1천600원) 가량으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북한의 원유 수급이 전체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지적됩니다.

우리나라의 관세청 격인 중국 해관총서가 공개하는 무역 통계상으로는 올해 1∼9월 중국이 북한에 원유를 전혀 수출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차원에서 북한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인 원유 공급을 끊는 초강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원유 공급을 끊은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에 심각한 에너지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최근 협력 관계를 강화한 러시아로부터 대량으로 원유를 도입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올해 들어 북한이 러시아에서 들여온 원유가 늘어나긴 했지만 10만톤 미만"이라며 "중국산 원유를 러시아산으로 대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무역 거래 방식으로 연간 50만톤 가량의 원유를, 무상 원조 또는 저리 장기 차관 형식으로 50만톤 가량의 원유를 각각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무역 거래되는 원유는 다롄 항 등지에서 유조선을 통해, 원조 대상인 원유는 단둥에서 신의주를 잇는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보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한 북중 무역 종사자는 "유류부터 일반적인 다른 무역 업무까지 현재 (북중 간에) 모든 것이 정상"이라며 "중국 세관 수치에 원유 거래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현장에서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현지를 최근 답사한 결과 다롄 항 등지에서 북한 유조선이 오가는 게 목격됐고 북한의 봉화화학 공장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다만 중국으로부터의 원유 도입량이 예년보다는 20∼30%가량 줄어 이를 보충하려고 휘발유와 디젤유 등 정제유의 수입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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