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은 영웅을 만들어 내지만 이런 영웅은 애초에 나올 필요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어린 소년 한 명이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소녀를 구해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얻은 행운을 누리지 못하고 희생된 시리아 어린이가 벌써 1만 1천 명입니다.
정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리아의 한 마을.
한 남성이 총격을 무릅쓰고 건물 밖으로 내달립니다.
[저 남자는 무사히 탈출했어.]
카메라가 왼쪽으로 돌자 이번에는 한 소년이 길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갑자기 일어나 달리는 소년, 저격수의 총구가 이를 놓치지 않습니다.
[도와줄 사람도 없어. 죽었나 봐.]
죽은 줄만 알았던 소년은 거짓말처럼 일어나 다시 달립니다.
잠시 후 차량 뒤에 숨어 있던 여동생으로 보이는 소녀의 손을 잡고 반대편으로 달립니다.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두 아이는 무사히 빠져나갔습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가 올린 이 영상은 사흘 만에 25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총에 맞은 척하며 저격수를 속인 소년의 기지와 용기에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화면 조작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촬영 시기와 장소가 불명확한 데다, 첫 화면의 남성이 탈출한 방향이 총탄이 날아오는 쪽이었고, 소년이 쓰러지는 순간 총을 맞지 않았는데도 가슴 부근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겁니다.
영상의 진위와 관계없이 시리아의 아동인권 상황은 심각합니다.
3년 동안에의 내전으로 숨진 19만 명 가운데, 1만 1천여 명이 어린이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