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도 못 말리는 남자간호사 풀리…다시 시에라리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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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의 코넛 병원에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과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위탁사업체 등이 함께 운영하는 에볼라 격리병동 '킹스헬스파트너스'가 설치돼 있다.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영국인으로 처음이자 유일하게 에볼라에 감염됐던 남자간호사 윌리엄 풀리(29)는 완치된 후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에볼라와 싸우고 있다.

생사의 고비를 넘은 뒤 다시 에볼라의 진앙으로 몸을 던진 풀리 간호사의 일상을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전했다.

킹스헬스파트너스에서는 태어난 지 3일 된 갓난아기부터 76세 노파까지 수십명의 에볼라 환자가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

또한 이 병원에는 도착도 하기 전에 사망하는 환자와 도착 직후 사망하는 환자 도 있어 죽음이 일상화돼 있다.

풀리는 "우리는 보통 하루에 8~10구의 시신을 만난다"고 말했다.

누가 죽었다는 소식은 금방 에볼라 병동에 전해진다.

풀리는 오전 휴식 후 시체 가방을 달라는 동료의 요청을 받는다.

작은 행정실 옆 방 화이트보드에는 각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 '매우 약함, 경구섭취', '불행' 등으로 기록돼 있다.

'도망갔으나 다시 돌아옴'이라고 적힌 환자도 있다.

바닥에 있는 선풍기로 열기를 식힌 파란 수술복 차림의 의사, 간호사, 지원 인력은 심각하게 아픈 환자들의 요구 사항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병세를 묻기 위해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작은 대기실과 격리병동을 분주히 오간다.

부지런히 환자를 돌보던 풀리는 화이트보드의 6번 침상 환자난에 쓰인 '약함, 경구섭취'라는 글을 지우고 '12시 30분 사망'이라고 썼다.

풀리의 하루가 끝날 때까지 환자 3명이 더 사망했다.

그는 보호 작업복과 마스트 안경 내부가 땀에 흠뻑 젖은 채 병동에서 나왔다.

풀리와 그의 동료에게 이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첫 영국인 에볼라 감염 환자인 풀리는 지난 8월 런던 로열프리병원으로 옮겨져 실험단계 에볼라 치료제인 '지맵'을 투여받고 회복됐다.

그는 지난달 3일 영국 병원서 퇴원하면서 "진짜 긴급한 상황이 서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현장으로 돌아가 무고한 죽음을 최대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볼라 치료를 위해 시에라리온을 빠져나오면서 소각처리됐던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지난달 20일부터 에볼라와의 전쟁에 복귀했다.

풀리는 "부모님이 걱정하시기는 하지만 의료봉사야말로 내가 해야 하는 일임을 아시기 때문에 지지해주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볼라에서 완치돼 면역력을 갖게 돼 지난번 봉사 때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오히려 기뻐했다.

하지만 풀리의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 혹은 완벽하게 바이러스에 저항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BBC는 전했다.

풀리는 그러나 "(당신도) 여기서 하루 일을 마치면 정말로 뭔가를 해냈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는 말로 보통 사람의 궁금증에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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