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문재인…전대 출마 질문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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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전당대회로 향하는 레이스 초입에 들어선 가운데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의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당 안팎의 최대 관심사인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아낀 채 현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정책과 현장 행보를 고리로 보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문 의원은 12일 '사람중심의 경제, 소득주도 성장의 길'이라는 제목의 정책 토론회를 열어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을 채워주는 '두툼한 지갑론' 등을 얼개로 한 성장 전략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중산층·서민을 살려 내수기반의 성장동력을 높이는 '더 벌어 더 쓰는 성장전략'으로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전날에는 참여정부 시절 이랜드 파업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카트' 시사회에 참석해 눈시울을 붉혔으며, 10일에는 입주민들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받고 분신해 숨진 50대 경비원의 빈소를 조문했다.

당 비대위원인 문 의원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 비공개 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재연기 문제가 다른 이슈에 묻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당 차원의 적극적 대응도 주문했다고 한다.

특히 문 의원은 정책 토론회에서 "부자감세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불평등세'(일명 브랜다이스(Brandeis)세) 도입 카드를 꺼내들며 증세 문제를 재점화했다.

브랜다이스세는 "부의 불평등과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20세기 초 미국 대법관 브랜다이스의 정신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일부 경제학자들이 최근 제안한 세금으로, 소득 또는 부의 불평등 지수를 개발해 이 지수에 연동해 정해진 범위 내에서 대기업 또는 부자로부터 추가적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만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증세 언급에 따른 파장을 우려, 당 차원에서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불끄기에 나선 상황에서 문 의원이 또다시 증세론에 불을 지피자 "자칫 엇박자로 비쳐질 수 있다"며 곤혹스러워하는 기류도 당내 일각에서 감지됐다.

문 의원은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지금은 당을 추스르는 시간"이라며 "전대준비위가 전대 시기나 룰에 대한 논의를 막 시작한 상태에서 출마 여부를 얘기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박지원 비대위원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대해서도 "전대에 관한 많은 주장이 분출되면서 당원들 사이에서 공감이 이뤄지고 지지를 받는 쪽으로 논의가 모이지 않겠는가"라는 말로 즉답을 피해갔다.

그러면서도 "유불리를 떠나 가급적 기존의 룰대로 임하는 게 분란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며 지도체제 등 전대 룰에 손을 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그동안 계파간 갈등과 대립이 당 지지를 잠식했다는 반성이 당내에 많기 때문에 계파간 대립을 완화시키고 단합하는 전대가 돼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의 대변인격인 윤호중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출마 문제와 관련, "지금도 고심 중으로, 아직 어떤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입장을 정하게 되면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에 대해 "계파정치로부터 굉장히 자유로운 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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