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과 공갈로 주민 괴롭힌 전원마을 '동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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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심에서 차로 30여분을 달려야 닿는 한적한 전원마을.

산과 호수로 둘러싸여 공기 좋고 조용한 이곳에서 A(72)씨는 이른바 '동네 왕'으로 불렸습니다.

'1970년대 폭력조직원 출신'이라고 알려진 A씨는 최근 몇년간 주민을 상습적으로 협박했습니다.

마을 외딴 지역에서 홀로 살던 그는 집 안 청소를 동네 주민에게 시키곤 했습니다.

때론 반찬거리를 만들어 오라고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개밥을 대신 주라거나 문안 인사를 하러 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도 A씨의 숱한 민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A씨가 흉기로 위협하며 겁주는 탓에 주민들은 피해 사실을 경찰에 따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보복의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첩보를 입수하고 범행 사실을 하나 둘 수사해 A씨를 구속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경찰은 또 마을 임시총회를 열어 사건 처리 절차를 알리고 동네 어귀에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를 협의하는 등 주민을 안심시키는 활동을 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엔 경찰서장도 참석했습니다.

누구도 선뜻 맡지 못해 공석으로 남았던 마을 통장도 새로 뽑도록 도왔다고 경찰은 덧붙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고통받아왔기 때문인지 주민들이 A씨 구속 이후에도 쉽게 마음을 놓지 못했다"며 "담당 형사가 주민과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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