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기념관 찾은 일본주교단 "'의사 안중근'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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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바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모습입니다."

11일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은 일본 주교 10여 명은 안중근 의사에 관한 얘기를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제20회 한·일 주교교류모임 행사 일환으로 한국 주교단과 함께 기념관을 찾은 일본 주교들은 1층 참배홀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서 기도를 올린 뒤 관람을 시작했다.

일본 주교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메모도 했고 때로는 "오오∼"라는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특히 안중근 의거 현장 약도와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 장면을 재연한 전시물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부는 '이토 히로부미의 죄악상'이라는 이름의 전시코너 앞에서는 착잡한 표정을 내비쳤다.

주교들은 '천주교 신자 안중근'의 삶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안중근은 1897년 프랑스인 빌렘 신부에게서 '토마스'(도마)라는 이름으로 영세를 받고 교리공부와 프랑스어를 배우며 전도 활동을 폈다.

민족지도자 양성을 위해 대학 설립을 계획하기도 했다.

일본에 있는 안중근 기념비를 두 번 참배했다는 미야기현 센다이교구장 히라가 데쓰오 주교는 "안중근은 일본에는 범죄자이지만 한국에서는 애국자이자 의사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안중근은 자신을 존경하던 담당 간수 치바 도시치에게 처형 직전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묵서를 써줬고, 그는 일본에 돌아가 안중근의 위패를 모시고 유묵을 소중히 간직했다.

치바 도시치가 죽은 뒤 그의 가족이 보관하던 유묵은 1979년 한국에 반환됐고 1981년 다이린지(大林寺)에 안중근의 유묵을 새긴 기념비가 세워졌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응모 이사장은 이날 일본 주교들에게 "안중근이 추구한 것은 한국만의 이익이 아니라 동양평화와 공존공영이었다. 불편한 한·일 관계가 진실을 토대로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주교들의 안중근기념관 방문에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전·현직 의장인 강우일 주교·김희중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한국 주교들도 함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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