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 논쟁을 타개하기 위해 증세론을 꺼내든 새정치민주연합이 11일 재벌과 대기업으로 과녁을 좁혀 공세를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민감한 증세론을 꺼내들어 야당에 부담이 되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의 대결 프레임을 일거에 전환시키는 효과를 봤고 판단, 이 기회에 당이 계속 주장해 온 '부자감세 철회'를 증세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워 관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도 낙수효과는 없고, 사내유보금만 쌓이고 있다"며 "대기업들 대상 법인세 인하를 다시 원위치 해야하며, 이를 통해 연간 5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도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여기도 우선순위가 있다"며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감세 이전인 2008년 상태로 돌린 후, 그래도 부족하다면 국민에게 '담뱃값·자동차세도 좀 인상해야 되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증세를 여당이 먼저 말하지 않아 야당이 먼저 꺼내고, 여당은 이에 반대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며 "서민증세가 아닌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복지예산을 충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야당이 증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면서도 "자동차세·담뱃세·주민세 등을 전혀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법인세 처리가 전제된다면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함께 애초 당이 강조한 프레임인 '사자방 국정조사' 실시를 관철하는 데 힘을 쏟았다.
법인세 감세와 '사자방 의혹'을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부각시키면서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전날 마치 국정조사가 필요없는 것처럼 말했는데, 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사자방 혈세낭비 국부유출 의혹의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서 "국정조사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출석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열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했다"며 "그럼에도 (재정 부족을) 아이들 밥값, 분유값 탓으로 돌리는 청와대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무상복지 논란보다 사자방 국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