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조치를 우려하며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의 위반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1일 전했다.
호베르투 콜린 북한 주재 브라질대사는 지난 8일 VOA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북한의 조치로 외국공관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들이 업무 활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으려고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는 것은 주권국가인 북한의 권리"라면서도 "북한이 에볼라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제약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이런 조치가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의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961년 채택된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은 외교관의 이동 및 여행의 자유, 편의 제공, 이익 보호 등을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말 외국공관에 배포한 공문에서 북한에 들어오는 외국인을 21일간 격리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관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북사업을 해온 민간단체 등의 북한 방문이 미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지난 4일 VOA에 B형간염 예방접종을 위해 방북하려던 계획을 북한의 외국인 입국자 격리 조치 때문에 연기했다고 전했다.
일본체육대도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해 축구, 배구 등의 스포츠 교류를 하려던 계획을 북한의 에볼라 바이러스 조치를 이유로 연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