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검찰총장 "나 정말 지쳤다" 항변


헤수스 무리요 카람 멕시코 연방검찰총장이 실종학생 사건 관련 수사발표 기자회견에서 "그만하자, 지쳤다"라고 내뱉은 발언에 대해 항변했다.

카람 총장은 10일(현지시간) 현지 한 텔레비전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난 정말 지쳤다. 그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고 일간지 밀레니오가 보도했다.

그는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9월26일 시위를 벌이다 실종된 교육대 학생 43명이 경찰과 갱단의 공모로 살해됐고, 시신이 불태워졌을 것이라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뒤 기자들의 질문을 끊었다.

카람 총장의 이 발언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총장, 피곤하면 사퇴해라", "믿지 못할 검찰의 발표에 우리도 지쳤다.그만해라", "살인과 폭력, 납치에 지쳤다" 등 비난의 패러디로 메아리쳤다.

8일에는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를 벌이던 학생과 시민단체 등이 연방검찰청사 앞에 몰려가 카람 총장의 발언을 따라하면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카람 총장은 "거짓말할 이유가 뭐가 있나.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지치는 것"이라며 "근 한 달간 하루에 네 시간밖에 못 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은 마흔 시간 동안 한숨도 못 잔 상태였다"고 말했다.

학생 실종사건의 파문이 확산하자 정부는 연방검찰 차원에서 수사하기로 했고, 카람 총장은 한 달여간 사건을 지휘했다.

검찰은 이괄라 인근 쓰레기매립장 등에서 수습된 유해가 실종된 학생들의 것으로 추정하고 유전자 대조작업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지만, 불에 심하게 훼손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람 총장의 수사결과 발표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외국 순방을 가기 직전에 이뤄진 것에 대해 트위터 일각에서는 '발표 시기를 늦춘것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9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 뒤 시위대가 대통령궁 정문에 방화하는 등 소요사태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고 경유지인 미국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에서 "폭력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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