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2년반 만에 첫 '정상회담', 시진핑 역사문제 집중거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역사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오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약 30분간 대화했습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취임 후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2년 5월 당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회담 이후 2년 반 만에 성사된 것입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악수를 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때 굳은 표정을 한 채 아베 총리와 눈을 맞추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간의 이번 만남에 대해 일본 측의 요청에 의해 성사된 '회견'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에서 시 주석이 인민대회당에서 일본 측의 요청에 의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아베 총리와 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일은 서로 이웃국가로서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은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주석은 또 중국 정부는 대일관계를 일관되게 중시한다면서 중일간 4개 '정치문건'의 기초 위에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향한다'는 정신에 따라 중일관계의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2년간 중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 누구의 잘못인지는 명확하다고 말해 양국관계의 갈등 원인을 일본 측이 제공했다는 입장을 사실상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국이 양국 관계 처리와 개선에 관한 4대 원칙에 관해 합의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일본이 이 합의사항의 정신에 입각해 관련 문제를 잘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역사 문제는 13억 중국인민의 감정과 관련이 큰 문제이고 이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의 대국과도 관계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양국간 합의한 정치문건과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정부가 밝힌 약속을 준수할 때만 비로소 아시아 주변국과 미래를 향해 발전하는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어 일본이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걷고 신중한 군사안보 정책을 채택하고 이웃국가와의 상호신뢰를 증진하는데 유리한 일을 더 많이 하고 지역의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의 평화 발전은 일본과 세계에 중요한 기회라면서 일본은 양측이 달성한 4개항의 공동인식을 실현하고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일중간 전략적 호혜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결심이 돼 있다면서 일본현 정부는 역대 일본 정부가 역사문제에 관해 밝힌 '인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두 정상간의 이번 만남에서 현안인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일본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일중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의 원점에 다시 선, 관계 개선의 첫걸음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회담 내용에 대해 언급하며 동중국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연락 메커니즘을 가동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사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 6∼7일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협의를 거쳐 성사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양국 국기와 테이블을 놓고 정식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쇼파에 앉아 접견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식 정상회담으로 보기에는 약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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