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시민들이 '직접 만든 공원'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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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좋아하는 저는 외국의 도시를 갈 일이 있으면 꼭 공원을 거닐어 봅니다. 뉴욕과 런던은 센트럴파크나 하이드파크 같은 그 도시들을 대표하는 거대한 공원도 물론 멋지지만,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작은 공원들이 참 훌륭합니다.

대단한 조경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저 편한 벤치와 눈을 싱그럽게 해주는 약간의 꽃과 나무만 있어도 충분하죠. 그래서인지 선진국일수록 도심 곳곳에 쉼표 같은 역할을 하는 공원들이 참 많습니다.

최근 서울에선 공원에 대해 아주 참신하고 멋진 시도가 진행됐습니다. 시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공원을 직접 만드는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무리된 겁니다. "시민들이 직접 공원을 만든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완성도가 높을까"하는 의구심이 든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공원을 만드는 현장을 찾아가본 뒤 깜짝 놀랐습니다. 공원이라면 벤치와 정원 정도만 생각했던 저에게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만큼 너무나 멋진 공원들을 '뚝딱뚝딱' 시민들이 만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원 부지는 모두 공유지로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들이 도심 곳곳의 버려지거나 방치된 땅을 발품 팔아 찾아낸 곳입니다.

이렇게 찾아낸 12곳의 자투리 공간에 대해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직접 공원을 만들 시민들을 모집했습니다. 다양한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심사를 통해 12팀이 122명의 시민들이 공원 제작자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공원 조성 비용은 기업(한화)에서 모두 부담해 공원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시와 구는 쓸모가 없는 땅을 제공하고, 기업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공원을 만드는 비용을 부담해서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시민들은 결국 자신들의 공간이기도 한 도심의 자투리땅에 마음껏 아이디어를 펼쳐 멋진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민-관이 협업해서 이상적인 도시가 재생된 겁니다.

서울시는 내년에는 이렇게 시민 들이 직접 공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더욱 확대합니다. 동시에 이미 만들어진 '시민공원'의 관리도 꼼꼼하게 해서 삭막한 서울 시내 곳곳에 오아시스 같은 작은 공원들의 숫자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럼 제가 직접 취재한 시민들이 직접 만든 공원 몇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시민공원 <썸타는 계단>, 서울 서대문구

이곳은 이화여대로 진입하는 길 왼편에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 바로 앞이라 찾기도 매우 쉽습니다. 원래는 그냥 대로변 아래 난간계단이었던 곳인데 공원으로 멋지게 변신했습니다. 무엇보다 태양광을 이용해 충전이 가능한 벤치가 있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작업을 하기 편리합니다. 공원에서 뭔가 컴퓨터 작업을 하고 싶어도 전원이 문제였는데 그런 불편함을 단번에 해소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연애심리가 표현된 벽화는 사진 찍기 딱 좋은 재밌는 공간입니다.

● 시민공원 <기지개를 펴다>, 서울 중구

아름다운 정동길 한구석에 숨어 있는 이곳은 공원 이름처럼 기지개를 쭉 펴고 따라하면 그대로 스트레칭이 되는 재밌는 조형물이 있는 공원입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취파

● 시민공원 <가까운 톡>, 서울 중구

현재는 서울도서관으로 쓰이는 서울시청 옛 청사와 새로운 청사 사이에 있습니다.

사실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는 서울광장을 있지만 막상 시청 주변에는 지나는 시민들이 앉아서 쉴만한 공간이 없는데요, 여기는 사람들이 잘 몰라서 보행자로 많지 않아 호젓하게 앉아 쉴 수 있습니다.

또 늘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게 벤치가 배치되어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 시민공원 <연경원>, 서울 서대문구

'연경원'이란 공원 이름은 '그리운 풍경이 있는 정원'이란 뜻입니다.

이 공원이 만들어진 자투리땅은 예전 경의선 철로가 지나다녔던 자리인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곳이죠. 공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간이역 형태의 소박한 공원이 만들어졌는데, 벤치와 철로, 그네 등이 매우 운치 있으면서 멋집니다.

▶ 시민들이 '직접 만든' 공원…자투리땅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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