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일가족 피살사건' 다시 미궁 속

3년만에 시신 찾고 재수사 1년…용의자, 범행 부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가족 4명이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됐다가 3년 만에 백골이 된 시체로 발견되고 다시 1년 후 사건 용의자가 붙잡히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용의자가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풀릴 듯하던 사건이 다시 미궁에 빠지려 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월 조지프 맥스테이(당시 40세)와 부인 서머(43), 아들 지아니(4), 조지프 주니어 3세(3) 등 일가족 4명이 갑자기 사라졌다.

이들이 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은 실종 나흘 뒤 멕시코 접경지역의 한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발견됐지만, 일가족 4명의 행방은 묘연했다.

경찰은 집 안에 있던 컴퓨터에서 멕시코 여행을 위한 준비 서류와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흔적을 찾으면서 멕시코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들과 가까운 사람들은 맥스테이가 평소 멕시코의 `마약전쟁'을 근심했고 아내 서머는 당시 집 내부수리와 정원 가꾸기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고 진술했다.

경찰 수사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그동안 60차례에 걸쳐 법원에 수색영장을 신청하고 200명 이상을 만나 탐문수사를 펼쳐 4천5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수사기록을 남겼지만 일가족 실종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섰다.이 사건은 당시 언론에 관심을 끌면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들 일가족을 봤다는 목격자들만 수십 여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3년 세월이 흘러 지난해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일가족이 살았던 지역 북쪽의 샌버나디노 카운티 15번 고속도로 인근 사막지역에서 백골 4구를 발견했다. 

치아 검사 결과 이 백골들은 맥스테이 일가족으로 판명됐다. 시체를 검사한 결과 사인은 `둔기에 의한 외상'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기록과 시체 검안 등을 기초로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우연히 숨진 맥스테이의 동업자 찰리 메리트(57)의 영국 언론 인터뷰를 확인하고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봐 주변을 은밀히 내사했다.

메리트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맥스테이가 실종되기 전 통화를 한 마지막 사람이 바로 자신이며, 냉수기 사업 문제로 한 시간 이상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맥스테이가 영업을 맡고 나는 제작에 관계했다"면서 "사업은 번창했고 외국기업과의 계약도 순조로웠지만 그가 실종되면서 사업이 파탄 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메리트의 수차례 전과 기록과 생산직 직업을 전전했던 전력 등 의심쩍은 곳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 그를 살인 등 혐의로 체포했다.

맥스테이의 어머니 수전 블레이크는 경찰에서 "어머니의 직감이지만 오래전부터 메리트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조지프가 메리트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곤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경찰 조사결과 맥스테이는 형편이 곤궁했던 메리트에게 직장을 알선해주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많이 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메리트는 자신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그는 죄가 없다. 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도 그가 범인임을 뒷받침할 확증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용의자로 붙잡힌 메리트에 대한 기소 여부도 미뤄진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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