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뤘지만, 격차 '여전'…"마음의 벽 허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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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오늘(9일)로 꼭 25년이 됐습니다. 독일은 통일 뒤에 날로 발전해 가고 있지만, 동서독 간의 격차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음의 장벽까지 허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서경채 특파원입니다.

<기자>

냉전의 산물인 장벽을 동베를린 시민들이 앞장서 허물었습니다.

그리고 25년, 옛 동베를린 동쪽 끝을 찾아갔습니다.

한참을 가도 간판과 철망에 가려진 빈터만 보입니다.

을씨년스런 건물을 둘러보니 빛바랜 간판엔 맥주 공장이라 쓰여 있습니다.

이 공장은 통일 이후 문을 닫았습니다.

[키예트너 : 우리가 만든 제품들이 더이상 팔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좋지 않았습니다.]

옛 동베를린에 있는 산업단지의 모습입니다.

대부분 공장의 불이 꺼져 있고 벽돌이 깨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독일은 통일 이후 구 동독 지역에 우리 돈으로 2천7백조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구 동독 경제는 통일 이후 많이 나아졌지만 격차는 여전합니다.

특히 2천 년부터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금도 동독이 서독보다 20% 정도 적습니다.

[피셔 : 아직까지 동서독의 구분이 있어요. 시간당 임금 차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 때문에 구 동독 주민들은 자신들을 2등 시민이라고 자조하고 있습니다.

[야콥 : 이 사실은 서독 언론이 알고 싶어 하지 않아요. 여기 주민들이 그들의 판에 박힌 표현에 맞지 않는 거죠. '행복해진 동독 녀석들'….]

베를린 시민들은 오늘(9일) 밤 장벽을 따라 설치한 풍선 8천 개에 각자 소원을 담아 하늘로 띄워 보낼 예정입니다.

장벽은 무너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애자는 게 그들의 소망일 겁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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