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들이 '에볼라 전염병 매개체'?…깊어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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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관련자에 대한 의무 격리 정책을 계기로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구호활동을 벌였던 봉사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에볼라 감염 위협을 무릅쓰고 구호활동을 벌이다 귀국하더라도 의무격리 조치때문에 곧바로 복귀하지 못한다는 현실적 장애 때문이다.

특히 에볼라 자원봉사를 한 뒤 돌아온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가 뉴저지 주와 메인 주 정부의 의무격리 조치를 두고 갈등을 빚자 에볼라 의료봉사를 위해 서아프리카로 떠나려는 이들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서아프리카에 있는 봉사자들 역시 의무격리 조치때문에 다가올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등 주요 명절을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에볼라 의료진을 '숭고한 봉사자'가 아니라 '위험한 전염병 매개체'로 보는 시선도 부담스럽다.

비정부기구의 하나인 '파트너스 인 헬스'의 의료사업 담당자인 조이아 무커지 박사는 "의료 봉사자들은 자녀나 가족들이 자신의 의료봉사 활동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간호사 히콕스가 활동했던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의료진들은 가족들로부터 "우리도 압박을 받고 있으니, 바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러자 의료단체인 '인터내셔널 메디컬 코프스'는 미국인 에볼라 봉사자들이 바로 귀국하지 않고, 제3국에서 일정기간 쉬며 사실상 격리되는 절충안을 내놨다.

소속 미국인 자원봉사자가 에볼라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마리아인의 지갑'은 에볼라 관련 봉사자들이 귀국 뒤 일터나 집에 가기 전 함께 모여 쉬거나 지인들을 만날 수 있는 '안가'를 3곳이나 만드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실제로 에볼라가 대중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작지만 에볼라를 두려워하는 대중의 시선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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