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 신임 수뇌부 앞에 놓인 과제는


폐쇄회로(CC) TV 사찰 논란으로 여론의 직격탄을 맞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발 빠르게 구단 수뇌부 인선 작업을 완료한 것은 이번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그룹은 7일 그룹 산하의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신임 대표이사로 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이었던 이창원 전무를, 단장직에는 롯데푸드 경영기획부문장 이윤원 이사를 각각 선임했다.

최하진 전 사장과 배재후 전 단장이 최근 불거진 구단 내홍과 CCTV 사찰 논란의 책임을 지고 전날 사퇴한 이후 하루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인선이다.

그동안 롯데 그룹은 야구단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을 때에도 특별히 개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야구단을 이끄는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친척이어서 모기업이 있는 다른 야구단과는 달리 그룹이 몸을 사렸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그러나 CCTV 사찰 논란이 국가인권위가 조사에 착수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으면서 이번 사태 해결이 지연될 경우 그룹 이미지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준에 이르자 더는 방관하지 않고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그룹이 신임 대표이사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을 지낸 이창원 전무를 선임한 데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소통 부족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최하진 전 사장이 사퇴한 뒤 곧바로 신임 대표를 선임한 것은 빨리 사태를 수습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구단의 체질과 시스템, 운용방식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팬들이 크게 실망했고, 구단 내부 갈등도 심하다"면서 "그룹 홍보팀장으로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의 총책임자였던 이창원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구단 내홍과 더불어 팬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선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소통과 더불어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것도 과제로 부각된다.

신동빈 구단주-신동인 구단주 대행-사장-단장 체제가 계속될 경우 중첩된 의사 결정 구조로 인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고 야구인들은 입을 모은다.

가장 큰 과제는 빠르게 구단을 정상화해 내년 시즌을 차질없이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하진 전 사장이 선임한 이종운 신임 감독에 대한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창원 신임 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감독을 교체할 뜻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 감독이 잘해주리라고 믿는다. 그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훈련을 잘하고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선수단에 대한 전권은 감독에게 맡기고 프런트는 본연의 지원 업무만 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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