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오바마, 하메네이에 비밀서한"…백악관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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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동 대처 필요성 등을 담은 비밀 서한을 보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사실 여부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께 하메네이에게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와 맞서 싸우는 데 미국과 이란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편지를 보냈다.

미국과 아랍국가 등이 전개하는 IS 공습 작전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고 이란과 국제사회가 벌이는 핵 협상의 진전을 유도하려는 의도에서라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편지에서 IS를 상대로 한 대응에서 미국과 이란이 어떤 식으로든 협력하느냐는 11월 24일을 시한으로 진행 중인 핵 협상에서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집권하고 나서 이란 정권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천명한 이후 하메네이에게 이번을 포함해 최소 4차례 서한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을 알려준 익명의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퇴 전략에서 이란이 건설적으로건, 아니면 부정적으로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핵 협상 합의에 도달할 확률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번 주말 오만에서 파트너인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핵 프로그램 현안을 놓고 직접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백악관은 서한 발송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않는'(NCND) 자세를 취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세계 지도자들 사이의 사적인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 이란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지도자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이란을 IS와의 싸움에 끌어들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이 진지한 협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의구심도 많다"고 지적했다.

마크 커크(공화·일리노이) 상원의원도 이날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는 최상의 방법은 초당적인 '메넨데즈-커크 법안'을 시급하게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의원과 커크 의원이 지난해 말 공동으로 발의한' 이란 비핵화법'은 제네바 합의를 깨고 핵개발을 지속할 경우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원유 수출 등을 추가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발효하면 이란 핵 협상은 끝장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할 만큼 강력하고 광범위한 제재를 포함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이 거부권 행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서한 보도'를 계기로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제재 해법을 강조하는 공화당 간의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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