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이정현 호남예산' 어찌할꼬…태클? 어시스트?

이정현 입지 차단하랴, 민심 돌리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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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본격적인 예산국회가 시작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지역예산을 어떻게 다룰지가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새정치연합으로선 7·30 재·보궐 선거 당시 '예산 폭탄' 공약으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 의원의 공약 실천을 막아야 하지만 당의 텃밭인 '호남 곳간'을 채우는 일이라 무작정 '태클'을 걸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5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순천만 정원박람회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사업에 10억원이 배정되는 등 거액의 예산이 이 의원 지역에 편성돼 있다.

국회 예결위 소속인 이 의원은 지역 대표성을 배려받아 예산을 최종결정하는 예산안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에도 포함된 만큼 막판 예산 확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이 '딴죽'만 걸지 않는 한 무리 없이 순천·곡성 예산은 확정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새정치연합으로선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이 의원 당선으로 '호남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여당의 지지세 확산을 차단하려면 이 의원 예산에 어떻게든 '손'을 대야 하지만 당에 대한 지역 민심이 안 좋은 마당에 '밥그릇 챙기려고 지역 예산 내팽개친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의원이 순천·곡성뿐 아니라 전남도의 예산 확보에도 상당수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다간 인근 지역의 민심 이반까지 불러올 우려도 있다.

'소탐대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이 의원의 지역 예산 심사와 관련해선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새정치연합 예결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예를 들어 엄청난 혜택을 보기 위한 편중 예산이라면 관심 있게 보겠지만 그 지역도 소외된 곳인데 새누리당에서 가져갔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겠는가"라며 "체크는 해보겠지만 그 예산을 의도적으로 삭감한다든지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비대위원도 "광주나 전남·북 예산이 형편없는데 한 푼이라도 따와서 고향이 발전하면 좋은 것이지 편협하게 볼 건 없다"고 말했다.

'호남 위기론'에 대해선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성과를 낼 때 호남 유권자들이 당을 지지하지, 성과도 없으면서 지지해 달라는 시대는 지났다"며 당 소속 의원들이 예산 확보 등에서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예산 폭탄'이라는 공약과는 달리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절하도 나온다.

순천·곡성 지역위원장을 신청한 김광진 의원은 "폭탄이라고 할 만한 예산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순천 예산'이 아니라 '전남 예산'을 따는 것처럼 하는데 그건 좀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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