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이규혁,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다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36)이 정들었던 스케이트화를 벗은 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SBS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규혁이 오는 14일 SBS스포츠에서 생중계 되는 2014 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을 시작으로, SBS와 SBS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규혁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좋은 해설가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여러모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스케이트를 통해 받은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해설을 했던 선배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듣고 공부해서 알차고 전문적인 시각의 해설을 하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이규혁은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빙상 대표 출신 부모님의 피를 이어 받아 4세 때부터 스케이트화를 신은 이규혁은 13세 때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1997년(1000m)과 2001년(1500m)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빙속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2003년과 2007년 아시안게임 2관왕, 세계 종목별 선수권대회 우승(1회),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 우승(4회) 등 국제대회서 30여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규혁이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무대는 올림픽이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이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6번을 도전했지만 결국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규혁은 지난 4월 현역 은퇴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운동에만 너무 전념하느라 다른 건 못하고 살았다. 우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고, 지금은 좀 쉬고 싶다"면서 "모든 것을 내려놨기 때문에 누군가 이기려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고 싶다. 이론적인 공부도 해서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후배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이규혁은 최근 KBS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해 '국가대표 입담'으로 활약하고 있다.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철인의 모습에서 인간미 넘치는 친근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선 것이다. 이제 마이크를 잡고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그이지만 언젠가 빙상 위의 지도자로서 이규혁의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도 적잖다.

이규혁이 은퇴 선언 시 남긴 말 속에 답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코치나 감독을 해보고 싶다. 국가대표로 오래 지냈기 때문에, 지금 이 느낌이 살아있을 때 후배들에게 가능한 많이 전달해주고 싶다. 후배들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평창동계올림픽서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

'레전드' 이규혁, 제2의 인생이 이제 막 시작됐다.

[OSEN]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