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내 자산보호 나서…내정불간섭 원칙 변화

'작년 12월부터 남수단 내정 개입' 시인


중국이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한 아프리카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십 년간 지켜온 '외국 내정 불간섭' 원칙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중국의 중젠화(鍾建華) 아프리카 특사는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요판 신문인 선데이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지난 20∼30년간 외국의 내부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켰지만, 내전 중인 남수단의 내정에는 작년 12월부터 개입했으며 개입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 특사는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을 지지하는 부족과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군 간 내전이 벌어진 직후인 작년 12월 15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수단 반군을 만남으로써 내정에 개입했다.

이와 관련, 주(駐)남수단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SCMP에 "당국자들이 지난 9월 남수단 반군과 회동하는 등 작년 12월 이후 여러 차례 반군과 만났다"고 설명했다.

중 특사는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의 약속에 근거해 남수단 반군과 만났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국은 남수단 유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당국의 결정이 남수단 석유산업 이익과도 관련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아프리카 내 투자자산 보호에 무게를 두면서 전통적인 '내정 불간섭' 원칙에 변화를 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 특사는 반군과의 회동에서 "앞으로 누가 남수단을 통치하든 전후 경제 복구를 위해 유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하고서 반군으로부터 유전이나 중국인 근로자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해 외교원칙 고수보다 아프리카 내 자산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1990년대부터 아프리카에 공을 들인 중국은 남수단에서 개발 중인 합작 유전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대형 철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유엔 평화유지군에 공병, 의무 부대를 주로 보냈지만, 최근 아프리카 말리와 남수단에는 전투병을 파병했다.

중 특사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말리, 민주콩고 동부지역 등에도 개입하고 있으며, 서부 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중국의 대응은 정부의 최고 상층부가 지시한 것"이라며 "남수단 내 중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내 200여 명의 의료진을 탈출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대규모 투자를 한 남수단에서 정부의 상황 통제력이 약해지자 중국이 내정 불간섭 원칙에 예외를 뒀다. 하지만 이는 전투 참여가 아니라 중재 노력의 하나"라고 분석했다고 SCMP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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