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대 흑인 남성이 교통사고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에서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 새벽 1시 반쯤 시카고 북부교외 하일랜드파크의 한 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크리스토퍼 앤더슨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앤더슨은 그제 밤 11시쯤 병원 근처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자입니다.
그는 9살짜리 딸과 함께 탑승했던 자동차가 추돌사고를 일으키면서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들이 탔던 차량의 운전자는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입원 환자가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는 병원 측 신고를 받고 현장 출동해보니 앤더슨이 총을 꺼내 들려는 것을 병원 관계자들이 강제로 막고 있었다"며 "총을 버릴 것을 요구했지만 앤더슨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경찰은 앤더슨에게 총을 쐈고 그는 곧 숨을 거뒀습니다.
앤더슨의 가족들은 앤더슨이 응급처치를 받으러 간 딸을 찾아 나서다가 병원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자 감정이 격해진 것뿐이라며 "총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앤더슨이 자상하고 가정적 남자였으며 폭력적인 성향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앤더슨이 입원했던 병원이 있는 하일랜드파크시는 백인 인구가 91% 이상이고 흑인 인구는 1.8%에 불과한 백인촌입니다.
반면 앤더슨이 사는 워키간시는 흑인 인구가 20%에 달합니다.
워키간 지역 사회운동가 랠프 피터슨은 "병원에서 딸을 찾으려다 경찰 총에 맞아 죽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경찰은 끊임없이 총을 쏘고도 책임을 모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관계 당국이 경찰 총격의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앤더슨 시신에 대한 부검은 오늘 실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