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주 168시간 중 140시간 근무하는 인턴, 결국 환자에게 피해"

* 대담 : 함현석 의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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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우리가 말하는 의사는 6년의 대학과정을 마치고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쳐야 진정한 의사가 됩니다. 그런데 의대생들과 의대전문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의대협이 인턴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병원에서 인턴과정은 순기능을 잃고 부작용만 남았다는 지적인데요, 현재 인턴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대안은 무엇으로 보는지, 의대협의 함현석 회장과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함현석 회장님 나와 계신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네, 앞서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인턴, 전문의가 되기 위한 한 과정인거죠?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맞습니다. 현재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으로서 1년간 수련과정을 거치고요. 전공의로 4년간 해당 전문 수련을 받게 되고, 전문의시험을 통해서 전문의가 되는데요. 물론 인턴 할 때 모든 과를 도는 건 아니고,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평균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10개 내의 과를 돌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인턴 때는 전공이 정해진 건 아니고 두루두루 여러 과를 섭렵하는 과정이라는 말씀이시죠.

▶ 함현석 의대협회장: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얼핏 듣기에 모든 과 두루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은데, 지금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전반적인 근무 환경을 봤을 때, 객관적인 수치로 보자면 근무 시간 자체부터가 우선 열약한 환경에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주당 100시간이 기본이고 어떤 병원의 경우에는 주당 140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도 확인이 되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주당 100시간, 140시간이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주당 140시간일 경우에는 휴일 없이 일주일 내내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침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근무한다는 거죠, 7일을 그렇게 보낸다는 거예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그렇게 되고 또 이제 인턴의 업무 자체도 물론 병원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정확히 정해진 범위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범위의 일을 인턴이 소화를 강제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너무나 많은 근무시간이 일단은 문제라는 말씀이신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이게 월등히 많은 건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월등히 많은 편이라고 저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구요, 지금 현재 뭐 아시아권에서는 대만과 같은 나라가 그래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저도 직접 해외 총회에 나갔을 때 의대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주당 80시간도 조차도 너무나 많다’라는 주장이 많을 정도로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경우에 속하구요, 그리고 이 정도의 근무시간일 경우에는 근무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상태를, 의사의 활동 자체를 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서 의료 행위까지도 이것은 당연히 피해가 국민들한테도 갈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바로 그런 근무 환경이 의사한테 해가 된다는 점이 아니라 결국에 그 피해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환자와 국민들한테 돌아간다는 점에서 그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 되어버렸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겠어요. 장시간 근무하다보면 당연히 부작용이 있고 그게 환자에게도 영향을 주겠어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당연히 줄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물론 극단적인 표현이겠지만 결국 수술을 하면서 의사가 졸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로 인해서 의료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결국에 다시 한 번 강조를 하고 싶었던 내용은, 그 피해가 의사들한테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한테 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 같이 재고를 좀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일주일 내내 그렇게 20시간 넘게 근무를 하다보면, 이게 그러고 싶지 않아도 환자들이 가끔 치료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귀찮은 존재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요, 그리고 아까 업무 범위에 대해서도, 한계가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도대체 인턴의 업무범위는 어디까지 인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말씀드린 대로 제일 정확한 표현은 범위가 없다는 말이 제일 맞을 것 같고요. 글쎄요, 정말로 우스갯소리로 도는 말 중에 ‘결국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 인턴의 일이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일에, 정신적인, 육체적인 그런 노동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신다는 거예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기기를 옮기는 그런 단순한 일부터 시작해서, 물론 환자를 볼 때 의료행위들도 포함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의료행위에 집중된 활동이 아니라, 그 이외의 어떤 모든 다른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봤을 때 잡스럽다, 그런 표현을 할 정도로 필요가 없는 범위까지도 많이 소화고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임상 수련에 꼭 필요한 과정, 그런 일 뿐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잡무도 해야 한다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그러면요,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장시간 근무를 하고 다른 나라와도 완전히 다르다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어떤 살인적인 업무, 그야말로 잡무에 가까운 업무까지 떠맡아야 되는데 왜 우리나라 인턴은 이런 구조가 되어있는 건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사실 이게 인턴과 전공의들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요. 개원의까지 포함해서 우리나라에서 결국 의사 한 명이 봐야 되는 환자의 수 자체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이 되어 있는 점이 있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환경의 저속화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제도 자체가 의사들로 하여금 많은 환자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현실적인 요소가 있다는 점이죠.

외국에서처럼 뭐 하루에 10명, 20명의 환자만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의사 입장에서도 좋습니다. 한 분 한 분 좀 더 집중적으로 유심히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결국 하루에 뭐 진료원 같은 경우에도 50명 이상씩 봐야 적자를 보지 않고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 그런 점에서 결국 많은 환자들을 보게 되고 또 많은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찾게 되고, 대학병원의 업무가 지금 굉장히 큰 시점에서 약간 언제까지 의사들의, 또 병원들의 격려 속에서 기댈 것이냐, 거기에 의지를 할 것이냐 라는 점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고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운영상의 문제로, 예산의 문제로, 돈을 아끼기 위해서 이렇게 의료 인력을 쓸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값싼 의료인력을 쓸 수 밖에 없다? 

▶ 함현석 의대협회장:

현재로서는,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인턴 과정을 돈을 주고 사고 판다, 이런 보도도 있었어요. 좀 확인을 하고 싶은데요, 힘든 전공의 인턴 과정을 돈을 주고 피한다, 이런 이야기인거죠.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얼마 전에 보도로도 접했는데요, 우선 생각해볼 것은 결국 같은 월급을 받고 지나치게 다른 근무환경, 쉽게 말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는 과이기까지 하다면 돈을 주고 피한다는 사실 자체가 비난받을 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두 가지 관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첫 번째가 금액이 지나치게 커지는 경우죠. 그래서 돈이 없는 사람은 힘든 과를 가고, 돈이 있는 사람은 편한 과를 도는 그런 문제가 상당할 수 있겠고요.

문제는 일반화 되는 경우입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편한 과를 찾아서 돈을 서로 지불해가는 그런 행태가 일반화된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성행한다든지 만연한다는 개념은 현재 절대 아니고요, 사실 저도 굉장히 좀 개인적으로 생소한 내용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일이 만연한 상태는 아니다?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아니라고 할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네, 하여튼 일부에서는 그런 일이 있는 것 같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가끔씩 언론에도 보도가 되잖아요, 돈벌이 잘 안 되는 과, 수술 많은 과는 의대생들이 기피한다, 이런 이야기들도 있던데 실제로 그런 분위기와도 연관이 좀 되는 건가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직결되는 부분은 당연히 있습니다. 이게 혹독한 근무 환경을 자진해서 같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어떻게 보면 입장에 있는 사람들로서 그런 행태가 있다는 점은 당연히 심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자, 지금 인턴제에 대해서 정부에서도 나름 조사를 했고, 그래서 지난 4월에 개정령도 발표해서 주당 80시간 초과하지마라, 연속 수련 시간 36시간 넘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에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아무래도 80시간조차도 지켜지기 힘든 그런 현실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병원에서도 이 개정령을 준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이제 물론, 하지만 갑자기 전국의 모든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건 쉽지는 않죠. 그래서 지금은 완충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인턴제를 폐지해야 된다, 대안을 찾아야 된다, 라고 주장하시는 것 같고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인턴제의 폐지까지 겹치기 때문에 이제 의료 인력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확실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반론도 있지 않겠습니까? 전문성 갖춘 의사 되려면 좀 힘든 시간도 견뎌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 함현석 의대협회장: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도 결국에는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이 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까지 다들 그래 왔던 거니까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이유 딱 하나 때문에 국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을 언제까지 암묵적으로 우리가 인정할 것인가, 이거는 분명히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그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비단 인턴의 인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게 국민의 생명권, 건강권과도 아주 직결된 그런 심각한 문제라는 말씀이시죠?

▶ 함현석 의대협회장:

네.

▷ 한수진/사회자: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우리 사회 깊은 고민이 필요 해보입니다.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함현석 의대협회장: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인턴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의대협의 함현석 회장과 말씀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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