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세에…사라져 가는 '영화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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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필름으로 찍은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필름으로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도에 윤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극장 한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아날로그 영사기가 오랜만에 주인을 만났습니다.

영사기에 필름이 걸리고, 불이 들어오면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번 주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터스텔라는 최첨단 SF영화지만, 35밀리 필름으로도 제작됐습니다.

광활한 우주 이미지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필름영화 고유의 질감이 필요하다는 감독의 판단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인터스텔라' 감독 : 인류와 인간 관계에 관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우주의 광활함을 필수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설국열차를 마지막으로 필름으로 찍는 영화가 없어 관련 제작 시설과 인력은 거의 명맥이 끊겼습니다.

필름을 태워 자막을 새겨넣는 장비는 단 한 곳만 남아 있습니다.

[장영칠/시네메이트 : 인터스텔라가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 또 이런 게 있으면 저희들이 이걸 계속 유지를 해야 되고요. 만약에 그럴 가능성이 없으면 이걸 폐기를 해야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필름 현상소마저 업종을 전환했지만, 혹시 몰라 시설을 완전히 철거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최건호/서울무비웍스 대표 : 영화가 좋았기 때문에 여태까지 힘들어도 참아 왔고,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현상이라는 것은 영원히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고. 복원작업이 또 있고, 또 정부에서도 이걸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름은 영화의 뿌리입니다.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영화산업의 제대로 된 발전을 위해서라도 필름 영화의 보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황인석·정상보,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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