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자 '에볼라 공포 엄습' 북한 방문기


"북한 사람들은 에볼라 공포에 질려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자사기자 타냐 브래니건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경험한 일을 기사로 게재했다.

브래니건은 북한 당국의 취재 허락을 받고서 일부 외신기자와 함께 방북했다.

방북 기간은 북한 당국이 에볼라의 국내 확산을 막고자 모든 외국 관광객의 방문을 금지한 지난달 23일과, 당국이 입국 외국인을 3주간 격리키로 결정한 같은달 30일 사이다.

외국 관광객의 방문금지 발표를 한 직후 베이징 주재 스페인 사진기자의 방문을을 불허한 북한 당국이, 브래니건 일행의 방북을 허용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브래니건은 평양에 머무는 한 서양인으로부터 "북한에는 현재 에볼라 히스테리가 있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정말로 (에볼라에) 겁먹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어 외신기자 일행이 방문하기로 했던 공장과 연구소는 에볼라 우려를 들어 방문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브래니건은 주민들의 에볼라 공포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고 매일 밤 북한 방송매체들은 에볼라 소식을 오래 내보냈다고 전했다.

방송은 에볼라 감염자 사망에 울부짖는 외국인 유가족은 물론 고통스러워하는 에볼라 환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등의 화면을 곁들였다.

특히 북한 당국의 격리조치 발표 이전에 입국한 외국인들은 매일 의무적으로 체온검사를 받고 있다고 브래니건은 설명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방송을 통해 에볼라 확산방지를 위해 특별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음에도 주민들은 에볼라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평양에 체류중인 또다른 서양인에게서 전해들었다.

또 북한 당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에볼라 확산방지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부세계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건체계가 열악한데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창궐시기이던 2003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 당국은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퍼지면 통제할 수 없다"면서 "에볼라 감염자가 입국하면 역시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브래니건에게 설명했다.

브래니건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대(對) 중국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북한이 그러나 이번 조치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고자 중국인 사업가들에게는 에볼라 관련조치를 완화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인 고려투어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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