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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평가 엇갈리는 '제프 쿤스'…휘트니가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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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맨해튼의 중심 록펠러 광장에 등장한 만화 같은 조형물.

아이들이 타고 노는 흔들 목마의 머리를 5만 송이 꽃으로 형상화한 대형 설치미술입니다.

바로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 작품전의 일부였습니다.

형광등 위엔 얹은 진공청소기, 꽃과 토끼, 인형 같은 일상생활 속의 사물들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위치할 때는 새로운 예술적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풍선을 꼬아서 만드는 강아지 인형은 거대한 철제 조각으로 확대됐습니다.

경매에서 무려 620억 원에 팔리며 큰 화제가 됐던 대표작 '벌룬독'입니다.

[스캇 로스콥/휘트니 큐레이터 : 기념일이나 생일 파티에서 누군가 아이들에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런 이미지와 기억을 표현했어요. 어린 시절의 그 느낌을 선사하고 싶은 거죠.]

거대한 수조의 중앙에 떠있는 농구공은 소금물과 맹물의 정교한 배합으로 위치를 맞춘 것입니다.

[제프 쿤스/美 현대미술가 : 이번 회고전은 반사 면에 대한 제 관심을 보여줍니다. 관객이 이 작품 주위를 걸을 때 수조 내부에서 자기 모습을 봅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고 자신이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주는 거죠. 그 안에서 예술이 구현됩니다.]

아이들의 찰흙 장난감을 형상화한 '플레이 도우'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찰흙의 질감과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애완동물 침팬지를 안고 있는 팝스타 마이클 잭슨은 도자기로 만들어졌는데, 대중 스타라는 지위의 공허함과 연약함을 보여줍니다.

거장 '앤디 워홀'의 대를 잇는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제프 쿤스.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상업적으로도 가장 성공한 작가로 올라섰지만, 예술의 권위를 흔드는 '키치 미술'이라는 혹평이 항상 엇갈려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현대미술의 어머니로 불리는 전통의 휘트니 미술관은 새 건물 이전을 앞둔 마지막 전시로 주저 없이 그를 선택했습니다.

[스캇 로스콥/휘트니 큐레이터 : 너무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는 그런 관념에 도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술과 상업성, 또 예술과 산업적 조형물을 나누는 경계를 밀어내고 있다는 거죠.]

이 선택에 찬성표를 던지듯 석 달 동안 26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휘트니의 83년 역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 언론은 보다 가깝고 친숙한 예술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이번 전시가 잘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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