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잡은 한전 '오재성이 막고, 전광인이 뚫었다'


성균관대 출신의 '영건 듀오'가 공·수에서 맹활약하자, 높아만 보이던 삼성화재의 벽이 무너졌다.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홈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2로 격파한 원동력은 단연 2년차 레프트 전광인(23)의 화력과 신인 리베로 오재성(22)의 철벽 수비였다.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한국전력에 합류한 두 선후배는 이날 팀의 천적이던 삼성화재를 격파하는 데 선봉에 섰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신인 오재성의 튼튼한 수비였다.

오재성의 수비는 삼성화재 공격의 '처음이자 끝'인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칼날같은 스파이크를 여러 차례 무력화시켰다.

알고도 막아내지 못한다고들 하는 것이 레오의 타점 높은 스파이크지만, 오재성은 이날 레오의 스파이크에 다섯 차례 디그를 시도해 네 차례를 정확히 받아냈다.

특히 5세트 7-4에서 레오의 백어택이 들어오자 몸을 날려 받아내, 권준형의 세트에 이은 전광인의 오픈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은 이날 오재성의 수비 가운데 백미였다.

잘 때린 공격이 막히자, 레오는 5세트 팀 공격의 76.47%를 점유하고도 38.46%의 성공률로 5득점하는 데 그쳤다.

레오의 공격이 주춤한 사이 한국전력은 5세트를 15-8로 크게 이기고 삼성화재를 상대로 20개월 만의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리베로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데려오면 된다"고 밝힐 만큼 일찌감치 팀의 주전 리베로로 낙점받은 오재성의 가치가 드러난 한 판이었다.

이제 갓 프로무대에 올라왔음에도, 오재성은 빈틈없는 수비로 팀의 수비에서 핵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날 오재성은 14차례 디그를 시도해 12차례 성공하는 '짠물 수비'를 선보였다.

오재성은 "레오의 스파이크가 연습 경기에서 받아낸 것과는 확실히 다르더라"면서도 "틀어 때리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자세대로 따라가라던 분석에 맞춰 움직인 결과 잡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못 받을 공도 많았다"며 웃음을 안기고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뛰었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의 가장 날카로운 창을 막아낸 방패가 오재성이라면, 탄탄한 수비를 뚫은 한국전력의 창은 '국가대표 주포'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은 이날 62.16%의 고감도 성공률을 찍으면서 26점을 터뜨렸다.

한 차례 서브에이스를 포함해 팀에 4연속 득점을 안긴 2세트의 강서브 행진 등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를 흔들어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꿨다.

전광인은 "1세트에는 지난 경기의 여파로 다소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쥬리치와 하경민 등 동료들이 '괜찮다, 웃어라'라고 말해준 덕에 2세트부터 편한 마음으로 경기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서브가 딱히 좋았던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때리다 보니 운 좋게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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