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간호사 유산 제주의료원 "60∼70년대 근무 환경이란 말 나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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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5년 전쯤에 제주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임신한 15명의 간호사들 중에서 무려 5명이 유산을 했고요, 출산한 10명 가운데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낳았다는 겁니다, 이에 해당 간호사들을 지난 2012년 12월,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신청했는데요. 공단 측은, 자연유산을 한 간호사들은 심사대상이 되지만,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이들에 대해서는, 자녀들은 산업재해보상에 적용대상 근로자가 될 수 없다며 산재 승인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한 이야기 들어봐야 되겠습니다. 제주의료원에서 간호사로 계시는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 (제주의료원 간호사)과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나와 계세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참 이상한 일이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 먼저 유산,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원인 어떻게 보고 계신건가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저희는 3가지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원인으로는요, 교대 근무 뿐 아니라 높은 노동 강도로 보고 있는데요. 교대 근무는 어쨌든 다 아시다시피,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유산 등의 주요원인이라는 것은 여러 논문을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는 바이고요. 야간 근무 또한 심각했습니다. 저희 당시 조사에 의하면 제주지역 타 병원의 경우에는 야간 근무를 4~7번, 1달 동안 그렇게 근무를 했는데 반해서 저희 병원은 최소 6번에서 8번, 최고 많으면 14, 15번 한 달에 반 정도까지 야간 근무를 많이 했던 거죠.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도 휴일에 쉬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야간 근무를 그렇게 많이 하다보니까 야간근무 이후에 휴일이었기 때문에 잠만 자다가 쉬지도 못하고 다음 날 출근해야 되다보니 모든 노동자들에 적용되는 휴일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원인으로 저희가 보고 있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아까 얘기했다시피 인력부족으로 야간근무수가 증가했고요. 그러다보니까 쉬어야 될 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그런 휴식부족으로 인해서 항상 몸이 지쳐왔고요. 그리고 수액 박스를 들고 환자의 체위변경을 해야 하는 등의 중요한 작업들을 해왔고요. 뿐만 아니라 당시에 관리자의 폭언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업무 스트레스가 컸고요.

마지막 세 번째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은 어느 병원에서도 하지 않는 약물분쇄작업을 간호사들이 직접 병동에서 분쇄작업을 하다 보니 유산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이 출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약물 분쇄작업이요, 약물분쇄작업이라는 게 어떤 작업인가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환자들이 경구, 입으로 약을 복용할 수가 없는 환자들에 대해서요, 파우더링을 하는 작업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일이 약을 빻는 그런 작업인가요, 가루로 만드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거를 다른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신데, 여기서는 간호사가 직접 하셨다는 거예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이 분쇄작업이 위험하다는 말씀이시네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매우 위험한 것으로 저희들이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제주의료원의 경우에는 50대 이상부터 90대 이상 고령 환자들이 많고요.

대부분 질환 명을 보면 뇌졸중이라든가 치매, 파킨슨 등의 신경계 질환 환자들이 많은데요. 이분들에 주요 투약하는 약물을 보면 수면조절이 안돼서 수면제를 복용해야 되고, 그리고 행동장애가 있기 때문에 진정제를 복용시켜야 되고, 또한 경기가 같이 동반되면 항 경련제 이런 약들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약들을 빻는 파우더링 작업을 하게 될 수밖에 없고, 환자들에게 들어가야 할 약품들이, 독성들이 결국은 간호사들에게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위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약을 직접 복약을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분쇄작업 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판단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파우더링 작업을 하고 있지 않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제가 알기로는 그 때 역학조사 오셨던 분 말에 의하면, 어느 병원에서도 이러진 않는다, 60-70년대에 있었던 환경이다, 이렇게 말씀하실 정도였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특히 임신한 간호사들도 예외 없이 이런 작업을 하셨다는 말씀이시고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런 것도 인력부족이 문제인거죠?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당연합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간호사 임신 관련

▷ 한수진/사회자:

임신한 몸으로 야근을 했다는 거고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임신한 간호사들은 야간근무는 제외 됐었고요. 그렇지만 어떻든 약물 파우더링 작업에 대해서는 예외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약물 파우더링 하는 간호사들이 이미 병원 입사해서 10여 년 동안 그 당시 7년, 8년 동안 계속적으로 이루어졌던 작업들 인거죠. 하루에 적으면 3회, 많으면 5회 정도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다보니까 자연 유산이나 어떤 선천성 심장 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산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아까 역학조사 이야기도 하신 거죠?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저희 제주의료원 노조에서 그 역학조사를 의뢰해 결국은 여러 투쟁을 통해서 결국은 역학조사 했는데요. 선천성 심장질환 뿐만 아니라 유산이 업무 연관성이 있는 것을 저희가 밝혀진 걸로 나왔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미국 식품의약국이라고 하는 FDA에서요, 임산부에게는 사용을 금지하는 약물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주로 카테고리 A,B,C,D,X등급으로 해가지고 노출을 주의할 것을 공지를 한 게 있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보면 카테고리 D의 경우에는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명되기는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카테고리 X에 해당되는 약물들은요, 인체와 동물 모두에게 태아 모두에게 기형이 증명된 약물로 임산부, 가임 여성에 금지하도록 공고하고 있는 약물입니다.

그런데 저희 병원에서는 FDA에서 정하는 X등급에 해당되는 약물이 17종, 또 D등급에 해당되는 약물이 37종이 사용되고 있었고 어쨌든 이로 인해서 기형을 일으키거나 자연유산 등의 원인이 되어졌다고 저희가 판단되고 있고요.

특히 저희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약물 분쇄작업 어쩌면, 당시 7, 8년, 10년 까지 하면서 보호 장구 전혀 착용 없이 쭈그려 앉아서,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보호 장구 없이 이런 약물 파우더링 작업이 이루어 졌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호 장구도 갖추지 않고, 어떤 안전장치도 전혀 없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서 자연 유산을 한 간호사 여섯 분과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간호사 네 분이 산재신청을 하셨다고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네, 어떻든 저희가 2012년 역학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서울대학교 교수인 박동현 교수 중심으로 해서 서울대학교 산업협력단에서 역학 조사 실시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업무 연관성이 있다.’, 라고 했고요, 그래서 저희가 2012년 12월에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신청을 한 바 있습니다. 공단을 자연 유산을 겪은 간호사들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결과가 나온 뒤에 재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였고, 다음 달 정도에 결과가 나올 듯 하고요,

그런데 선천성 심장 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이들에 대해서는 아이는 산업재해보상법에 적용대상이 아니다, 근로자가 아니다, 그리고 서류가 미비하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승인을 반려한 바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아이에 대해서 이렇게 산재신청을 한 거는 드문 일이죠. 전례가 있습니까?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전혀 없습니다, 유래 없는 일이고요, 외국의 사례도 거의 없는 걸로 저희가 파악이 됐고요. 하지만 어떻든 선천성 심장질환 뿐 만 아니라 유산은 아까도 저희가 말씀드렸다시피 병원의 높은 업무강도와 어떤 유해한 약물취급 등에 문제가 있어서 태아에 당시 영향을 받은 거다, 그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아이에게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돼야 한다고 저희가 판단을 한 거죠. 그래서 지난 2월 행정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참 말씀을 들어보니까 근무환경이 여러 가지 문제가 참 많았던 거 같습니다, 지금 현재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이 몇 분이나 돼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저희 병원은 지금 정신과 병동까지 있고요. 정신과 병동 간호사들을 빼면,

45명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병동 쪽은 의료법상 간호사의 인력 적용 부분에 차이가 있다.)

▷ 한수진/사회자:

전체 환자 수는 어느 정도 되고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정신과병동을 제외하고 240여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제대로 이 환자들을 돌보려면 몇 분의 간호사가 필요한 건가요?

▶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제주의료원 간호사):

수적으로 지금 간호사의 인력은요, 제주의료원 저희 규정에 보면 간호사병원이 81명으로 되어있는데요. 다른 직종의 경우에는 거의 다 채워졌습니다. 다 채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간호사는 단 한번 채워진 적이 없고, 상시 간호사들이 근무한 숫자가 40~50여명 정도 밖에 안 되거든요.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간호사 인력은 간호 등급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니까 복지부에서 1등급에서 6등급까지 산정기준을 주는데요. 환자 수 대비 간호 인력을 두어서 계산을 해서 인력이 많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인데요, 지금 현재 저희 제주도 인력으로 봤을 때, 최저등급인 7등급 정도입니다, 최소한 못하더라도 어떻든 저희 병원에서 규정 되어진 간호 인력을 채워야 될 것이며 지금 현재 20명, 30명 정도 이상은 보충되어져야 간호사들의 휴일권도 보상이 되고요. 휴가권 뿐만 아니라 병가 등의 이유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보상 되어 질 거라고 판단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강영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전 제주지부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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