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사재기 파동' 주역 미 석유재벌2세 헌트 사망


지난 1980년 은 사재기로 가격 폭락 파동을 일으켰던 미국의 석유재벌 2세 넬슨 벙커 헌트가88세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헌트의 동생인 윌리엄 허버트 헌트는 형 헌트가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미국 댈러스의 노인보호시설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헌트는 텍사스의 석유재벌 해롤드슨 라파예트 헌트의 아들로,아버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재산과 한때 최대 석유회사였던 플래시드 오일을 물려받았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동생과 함께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은을 사기 시작해 10년간 45억 달러 상당의 은을 사들였습니다.

그들이 은을 사모으기 시작한 당시 온스당 1.5달러였던 은 가격은 1980년에는 온스당 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자 규제 당국이 개인의 은 보유량을 제한했고,헌트 형제가 은을 팔기 시작하면서 은 값은 온스당 10.8달러로 50% 이상 폭락했습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이들에게 은 시세 조종 혐의로 1천만 달러를 벌금으로 부과했고 평생 상품 선물거래를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헌트는 지난 1969년엔 리비아에서 유전을 개발했지만 카다피가 유전을 국유화하면서 빼앗기는 불운도 겪었습니다.

호주에 농장과 목장을 소유하고 경마와 고대 동전 수집에도 손을 댔지만 유가와 토지 가격 하락으로 재산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는 결국 지난 1988년 5억 달러의 부채를 진 채 파산 보호 신청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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