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 훌훌 벗어버리기를"

판교 환풍구 사고…자책감에 목숨 끊은 경기과기원 과장 영결식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이후 자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오모(37) 과장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5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른 시간 유가족과 친구·직장동료 50여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30여분간 조용하고 엄숙하게 진행됐다.

갑작스레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잃게 된 슬픔으로 장례식장에는 시종일관 묵묵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남은 이들은 영정사진 속 고인의 얼굴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고인의 친구들과 직장동료들은 빈소 밖 복도에 서서 눈시울을 붉히며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켰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벗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은 친구들이 남긴 추도사에서도 묻어났다.

고인의 한 친구는 추도사에서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볼 수 없는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며 "뭐가 그리 급해 부모님, 아내, 천진하기만 한 어린 딸들을 남겨두고 혼자서 떠나야만 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친구와 동료들은 오 과장에 대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착하고 겸손하기만 했다"며 "세상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을 훌훌 벗어버리고 따뜻한 마음과 좋았던 기억만 품고 편히 가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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