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여론조사에 춤추는 금융시장

호세프 지지율 상승 조짐에 헤알화·지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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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금융시장이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도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어김없이 헤알화 가치와 증시 주가지수가 추락하고 있다.

중도우파 성향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가 강세를 보이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20일(현지시간)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1.28%,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2.55% 떨어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헤알화 가치와 지수 모두 강세를 유지했으나 오후 들어 호세프 대통령이 다소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돼 버렸다.

여론조사업체 MDA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호세프 대통령과 네비스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45.5%와 44.5%로 나왔다.

기권표와 무효표를 제외한 유효득표율은 호세프 50.5%, 네비스 49.5%로 전망됐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가 ±2.2%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1%포인트 차이는 의미가 없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다.

컨설팅 회사 인테르캄(Intercam)의 외환 전문가인 글라우베르 호마노는 "금융시장은 결선투표를 앞두고 네비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결선투표가 시행되는 26일까지 금융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전날 브라질 신문과 회견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헤알화 가치가 추락하고 주가지수가 폭락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큰코다칠 것"이라며 시장의 비관론 차단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 상황을 2002년 말 대선에서 중도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후보가 승리를 앞둔 시점과 비교하고 있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4헤알에 육박했다.

만테가 장관은 브라질의 외화보유액이 3천800억 달러에 이르는 점을 들어 2014년 대선은 2002년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브라질의 외화보유액은 중국, 일본, 스위스, 러시아, 대만에 이어 세계 6위 규모다.

만테가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만테가 장관은 룰라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07년부터 8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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