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연애소설 '돌아보지 말라' 46년 만에 발굴


소설가 나림(那林) 이병주(1921~1992)의 장편 연애소설 '돌아보지 말라'가 46년 만에 발굴돼 책으로 나왔다.

'돌아보지 말라'는 1968년 7월1일부터 1969년 1월22일까지 경남매일신문에 연재된 초기 작품으로, 3·15 부정선거 등을 배경으로 병석에 누운 각자 자신의 배우자를 돌보던 남녀가 불륜에 빠진다는 것이 줄거리다.

책을 펴낸 나남 출판사의 고승철 주필은 "발간 부수가 많지 않은 지방신문에 실린 작품이어서 이병주 문학 연구자들도 그 존재를 모르다가 최근에 발굴돼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그는 "이병주 선생의 팬인 한 독자의 제보로 작품을 신문에서 다시 찾아냈다"고 말했다.

고 주필은 마산중학교 재학 시절 '돌아보지 말라'가 실린 신문을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읽는 바람에 신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다면서 "선생님들이 다투어 읽는 그 소설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이병주의 '돌아보지 말라'였다"며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언론사 주필을 거쳐 등단한 이병주 선생은 1970년대 최고 인기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역사적 인물들의 삶과 근현대사를 장대한 필체로 그려냈던 그는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소설 남로당', '그해 5월' 등 80여 권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다.

고 주필은 "대체로 신문 연재소설은 재미있는 스토리에 비해 플롯이 엉성한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스토리도 흥미진진한데다 적절한 복선을 잘 깔아놓은 플롯이 돋보인다"면서 "46년 전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그 신선도가 지금에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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