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위한 재정·통화정책 '양날개'…자본유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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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는 저성장·저물가의 늪으로 점차 빠져드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심화된 소비·투자 부진으로 경기가 회복 궤도에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2번에 걸친 정책금리 인하는 예산과 세제, 각종 미시 부양책을 총동원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라는 거대 지원군을 의미합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정책금리 인하는 가뜩이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자본 유출 가능성을 더 키운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도 상당합니다.

우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성장 저물가의 늪'으로 요약되는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금리 인하는 상당한 보탬이 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2012년 3분기(0.4%) 이후 7개 분기 만에 최저치입니다.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6월에 2.3% 반짝 반등한 뒤 7월에 0.3%로 둔화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특히 8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8%나 줄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폭입니다.

소매판매액지수가 한달 전보다 2.7% 늘어나면서 소비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으나 실상은 추석이 9월 초순으로 앞당겨지면서 8월로 소비가 옮겨간 영향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투자 역시 부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침체 국면의 연속입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전 대비 1.1%로 3개월 연속 둔화했습니다.

23개월째 1%대 이하의 저물가를 기록 중입니다.

역사적인 저물가는 세수에도 영향을 미쳐 3년 연속 세수 목표 미달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성장과 저물가, 경상수지 과다 흑자로 이어지는 거시 경제 왜곡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새 경제팀은 출범과 동시에 40조원 이상을 투입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세법 개정안과 내년 예산안도 다소간의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더라도 확장적으로 짰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의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외국인의 한국 금융시장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유로존 경기침체와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한국 자본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가 더욱 줄어들어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초 1.25%포인트까지 좁혀져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익실현 유인이 커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던 채권시장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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