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제자 성추행…발뺌하던 대학교수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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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대학교수가 실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이광우 판사는 전공 수업을 듣던 여대생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기소된 서울의 한 전문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 52살 이모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1992년부터 강사·조교수를 거쳐 2008년 이 학교 전공 교수로 임용된 이씨는 2012년 10월 실기 수업시간에 이 학과 재학생인 피해자에게 과제에 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손으로 감싸 안듯이 잡고 볼을 비비려 했습니다.

이씨는 자신을 피하려고 하자 또다시 한 손으로 어깨를 잡은 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피해자는 학교 측에 성희롱 고충신청을 냈지만, 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학기를 마칠 때까지 이씨의 수업을 계속 들었습니다.

그러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이듬해 2월 결국 학과까지 옮겼습니다.

고충신청을 제출받은 학교 측이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이 과목 수강생들을 상대로 익명으로 이메일을 제출받은 결과 평소에도 여학생들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등 이씨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피해 학생 대부분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서도 전공교수인 이씨로부터 학업 및 진로 관련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 학교나 수사기관에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교 측은 지난해 4월 이씨를 해임했습니다.

이씨는 해임 이후 학교법인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가 모두 패소해 현재 항소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다른 학생들을 동원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게 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결국 이씨를 형사 고발했습니다.

이 판사는 "교수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품위를 못 갖추고 학생을 추행해 소속 학교와 교수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켰고, 이런 행위가 반복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진심 어린 사과를 한 적이 없고 오히려 범행 사실을 왜곡한 진술서 작성 등으로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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