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프랑스 칸 해변을 수놓다


"뛰뛰빵빵!"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해변도시 칸의 명소, 마르티네즈 호텔 앞.

연신 울리는 경적소리에도 줄지어 선 승객들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좀처럼 버스에 오르질 않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파란 옷차림에 오른쪽 눈을 윙크하고 서 있는 '타요 버스'는 휴양지 칸에 몰려든 각국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칸 해변을 누비는 국내 애니메이션 테마 버스는 타요 만이 아니다.

국내 아이들에게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는 물론 '두돌스', '미니포스' 등 총 8개 애니메이션 캐릭터 옷을 입은 버스가 '라 보카', '팜 비치' 등 칸 해변 곳곳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버스들은 11일부터 이틀간 열린 세계 애니메이션 박람회 'MIP JUNIOR'(밉 주니어)의 공식 셔틀버스.

본 행사인 국제영상콘텐츠 박람회 'MIPCOM'(밉컴)에서도 한 나라의 영상콘텐츠를 테마로 한 셔틀버스를 운행한 적은 없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밉컴 한국 대표인 서니 김이 냈다.

이어 광고비 대부분을 한국콘텐츠진흥원(코카)이 대기로 하면서 한국 애니버스 8인방이 칸에 상륙했다.

서니 김은 "해당 제작사들도 일부 비용을 내기는 했지만 코카의 지원 덕택에 이들 버스가 운행될 수 있었다"며 "각국의 바이어, 제작·배급사 관계자들에게 한국 애니메이션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8개 버스는 13일부터 열리는 밉컴의 공식 셔틀버스로도 선정돼 주행사장인 빨레(Palais)와 칸 외곽의 호텔 30여 곳을 연결한다.

한편, 칸의 팜 비치에서 열린 올해 밉 주니어에는 65개국에서 760개 업체가 참가해 전 세계 바이어를 상대로 세일즈를 펼쳤다.

한국 업체는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를 비롯해 총 40여 개 업체가 출품에 나섰다.

600여 명의 바이어들은 행사장에 별도로 마련된 스크리닝 룸(screening room)에서 구미에 맞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고르느라 쉴 새가 없었다.

이들은 특히 미취학 연령을 대상으로 한 한국 애니메이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뽀로로', '타요' 등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토종 애니메이션도 대부분 6세 이하의 미취학 아동을 상대로 작품들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영국계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2~3년 전부터 한국 애니메이션의 질이 상당히 올라왔다"면서 "특히 아이코닉스의 타요와 투바엔의 라바에 많은 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밉 주니어 관계자는 "이 행사에서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여기서 맺은 인연이 계기가 돼 향후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면서 "한국 업체들도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애니 선진국처럼 이미 수년 전부터 밉 주니어에서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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