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로 물든 프로포즈의 결말, 광주 일가족 피살 사건
지난 9월 30일, 중학생 딸의 담임선생님 신고로 일가족의 죽음이 세상에 드러났다. 광주의 한 가정집엔 명백히 타살로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있었고 경찰은 당일 꽃바구니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남자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경찰은 번개탄을 피워 자살하려던 남자를 체포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 날, 송 씨의 집에 방문한 피의자가 죽은 송 씨와 4년을 교제한 남자친구 이 씨였다는 것이다. 정성껏 포장한 꽃바구니를 들고 엄마, 송 씨에게 청혼을 했지만 거절당하자 홧김에 그녀를 죽였다고 진술한 이 씨. 그러나 충동적인 살인 이 후에도 그는, 이유도 없이 손녀의 저녁밥을 챙겨주러 온 칠순을 앞둔 송 씨의 어머니와 학원을 다녀온 중학생 딸을 차례로 살해했다. 도망가려 했지만 할머니와 딸이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죽였다는데... 눈물을 흘리며 때늦은 후회를 하는 이 씨. 과연 그의 살인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었을까?
경찰의 추궁 끝에 이 씨는 진지한 만남을 원한 송 씨와 싸우고 화해하러 간 집에서 다시 말다툼을 하자 홧김에 죽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녀를 죽여야 할 만큼 그는 무엇이 화가 났던 걸까?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과는 있지만, 이번 살인만큼은 우발적이라는 이 씨. 그런데 체포 당시, 자살하려던 이 씨가 도주를 시도했고 빌린 차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번호판 조명등과 블랙박스까지 훼손했다고 한다. 우발적 범행이라기엔 수상한 그의 행동. 무엇보다도 홧김에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후, 현장을 빠져나갈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그가 현장에 남아 할머니와 딸을 차례대로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그는 무엇을 숨기고 싶은 걸까? 2시간 만에 벌어진 일가족 피살이라는 참극에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무엇인지 이번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숨겨둔 그의 진짜 모습을 추적해 본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