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맞은 광주비엔날레 '개혁'…중대 기로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조직 혁신과 정체성 재정립 등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7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선임된 정동채 대표이사가 지역 미술계와 전문가, 원로 등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광주비엔날레의 개혁 방향은 크게 재단 내부의 개혁과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 부분으로 나뉘어 추진될 전망이다.

먼저 재단 내부의 문제는 조직 정비와 재정 운용 등 광범위한 틀 속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기금을 확충해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전시를 진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정동채 대표이사가 "6개월간 무보수로 일하며 기금 확충에 힘쓰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비엔날레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그동안 지역 미술인들이 꾸준하게 제기해온 문제다.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바탕으로 탄생한 광주비엔날레가 '세계화'만 추구한 나머지 지역 미술인을 외면하고 결국 '광주'만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미술인은 "지역에서 미학적 정체성을 만들어 젊은 미술인들의 의견이 아래에서 위로 수렴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대표 한 사람의 제왕적인 운영으로 폐쇄적인 조직이 되고 말았다"며 "외부에서 광주비엔날레에 와서 경력이나 쌓고 지나가면 안 되고 광주를 대표할 만한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데 광주비엔날레를 보는 시각이 불안해 깜짝 놀랐다"며 "조직을 추스르고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역 미술계와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한편, 11월 6일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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