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넘겼지만…실적장세 곳곳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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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컸던 삼성전자 실적 잠정치가 시장에 공개됐지만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이한 증시에는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한 것으로 확인된데다 화학, 조선, 반도체 등의 업종에서 추가적인 '실적 쇼크'가 줄 이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진한 경기 흐름과 환율 위험 등이 이어지며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실적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 실적은 주식시장의 기본과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실적 전망치 하향은 지수 하락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전에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의 하향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주가에 큰 부담이 안 되겠지만, 최근 하향 조정세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분명한 주가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분석 결과 올해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는 지난 한 달 동안 3.3%, 두 달 동안 6% 하향되며 9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강현철 우리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기업실적이 상반기 42조원에서 하반기 22조원대로 급감함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밑도는 데 그칠 것"이라며 "이달 이후 지수의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 조선·정유·화학으로 대표되는 소재·산업재 업종이 순이익 감소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지속으로 인한 수출 타격, 업황 부진의 지속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재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중간재 가격 약세, 중국 수요 부진과 수출 증가율 둔화 등이 기업 실적을 훼손했다"며 "지난 한 달간 IT(-17.1%)를 필두로 산업재와 소재의 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으로 IT 관련주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날 여러 증권사에서는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목표주가와 영업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 잡았다.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올 여름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강현철 팀장은 "국회 공전으로 인한 법안 처리 지연과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부동산 투자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 행태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최악의 가정은 피했다는 안도감도 존재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잠정 실적 발표로 주가 하락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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