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에 열 올리는 대학들…"손실은 학생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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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들이 저마다 쌓아둔 적립금으로 금융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도 3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는데, 성적표는 어떨까요.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릴만합니다.

이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강대는 지난해까지 재단 적립금의 일부인 103억 원을 수익 증권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평가액은 72억 원, 수익률은 마이너스 29.86%로, 31억 원에 가까운 손해를 봤습니다.

[서강대 관계자 : 최근에 투자한 건 아니고 오래전 투자한 건데, 손실이 확정된 건 아니고 평가손이 발생한것이고요. 다시 수익이 실현될 수 있고요. 변동성이 있는 거죠.]

지난해 쌓아둔 적립금으로 금융 투자를 한 대학은 모두 33곳으로 이 가운데 18개 대학이 손해를 봤습니다.

서강대의 투자 손실이 가장 컸고, 아주대, 호서대, 광주대 순이었습니다.

2011년 5천200억 원대였던 금융 투자액은 지난해 7천500억 원대로 2년 새 44%나 급증했는데, 수익률은 3년 연속 마이너스였습니다.

2007년 '사학기관의 재무회계 규칙'이 개정되면서 적립금의 절반까지 금융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자, 대학들이 너도 나도 수익을 내려고 나섰다가 낭패를 겪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금융투자의 밑천이 되는 대학의 적립금 역시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자연히 투자 손실의 몫은 학생들이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도종환/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 그 등록금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시설을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 투자해야 할 돈들이 그만큼 줄어들고 학생들에게 교육적 투자를 하지 못한다는.]  

학생이 금융투자의 위험 부담을 지는 현실 속, 교육 당국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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