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해저지진계 8년 만에 철거될까


잦은 고장으로 문제를 일으켜 온 국내 유일의 해저지진계에 대해 철거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오늘(7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열린 기상청 정책자문위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해저지진계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를 나타내며 철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상청은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과 2005년 일본 후쿠오카 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동해의 대규모 지진 등에 대비해 2006년 울릉도 남쪽으로 15㎞ 지점 바다 밑 2㎞에 23억원을 들여 해저 지진계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초 어선 어로작업 중 전원 케이블 손실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고장 나 수개월째 먹통이 되면서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지난해 말에도 장비 고장으로 복구하는데만 8개월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헌철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해저지진계의 운영에 연간 5억원 이상 소요되고 있고, 데이터의 활용도도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비용으로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지 센터장은 동해안에 이미 11개의 지진계가 설치돼 있고, 최근 지질연에서 독도에 지진관측소를 신설한 만큼 다른 관측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기영 강원대 교수도 "해저지진계는 바람이나 파도 등 문제 때문에 유지·보수에 문제가 많다"며 "울릉도에도 지진계가 있는 만큼, 해저지진계는 철수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명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과 이준기 서울대 교수도 철거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진관 기상청 지진관리관은 "부품이 외국산이라 한번 고장나면 수리에 8개월 이상 걸리는 등 해저지진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제대로 관측하려면 암반을 폭파해야 하는데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관측을 위해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받아야 하는데 연구 분야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분석 효율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장비에 이상이 생긴다면 이를 수리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없앨지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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